그녀 이야기

12월 29일 마흔살 생일

misfortune4 2017. 12. 29. 17:38



생일축하해...! .....


아무축하도 없지만

누구의 기억에도 없지만

어떤 좋은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특별히 나쁜일도 없이

오늘 하루가 그냥 그렇게 또 가버렸고

자존심 버리고 연락없는 오빠에게 또 전화해서 축하해달라고 애교피고

.

아무리 속상하지 않기로 했어도

오늘은 전화하는데 눈물이 나네

이 사람은 참 한도 끝도 없이 나에게 마음을 낮추라고 하네



매일가는 매점 아저씨가 내년엔 좋은소식 전해달라며 웃어줬다

고맙게 느껴졌는데,

매일 야근할 때 졸면서 피곤에 쩐 모습으로 드나들던 나를 3년간 봐왔을거라 생각해서인지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내 모습이 어땠을까


1년에 몇번 안보는 오빠는 내가 어떻게 사는지 모르고

나 역시 평소에 오빠가 어떤 표정으로 버티며 사는지 잘 모른다

다만 오빠가 예전보다 더 많이 어둡고 힘들어보이는 것만 알 뿐이다


왜 우리는 같이 살면 안될까

같이 살수없을까



미래에 오빠랑 살고 싶은 집

인테리어 사진들을 핀터레스트에서 모아놓는다


오빠는 싫어할 인테리어려나.... 헤헤 ;;


우리 한번만 죽기전에 같이 살아봐요


한번만 같이 퇴근해보고, 한번만 같이 저녁을 지어먹고 산책을 하고 한 침대에 누워봐요.

더 바랄게 없는 하루가 내게도 주어진다는 약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같은 생일날도 그냥 보내는것에 너무 익숙한 나인데

왜 매번 힘들고 그런지 모르겠다.

생일파티라고는 어려서부터 해본적도 없는 주제에

남의 생일 파티에 선물들고 가면 그들도 내 생일에 오는줄만 알았던

바보같은 나인데

생일에 태어나 단 한번도 생일상이니 미역국이니 하는걸 받아본적도 

하긴 내가 엄마를 위해 그런걸 차려드린적도 없으니



그냥 이런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


연말이라고 다들 일찍 퇴근했는데


혼자 집에 가는게 두려워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하루를 어서 가라고 제사지내고 있다.

돈이 많다면, 어딘가 가서 무언갈 사면서 이 고통을 잊었을까.


다행인걸까?



<우리가 같이 들어가고 깨어나길 바라는 침실>




<우리가 함께 씻을 욕실>


<우리가 함께 요리할 부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