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요즘... 연말... 생일...내년은?

misfortune4 2018. 12. 31. 10:04


글이랄 것도 없이 그저 의무적으로 뭔가 기록해놓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 의미없게 느껴지는 시간의 지속들 사이에서 내가 단 한 순간이라도 살아있었다는 흔적을

찾고 싶은 본능일것도 같다.


나는 뼈대만 남기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기로 작정한 것처럼 과거였던 나를 흘려보내고 있다. 

41년간 만들어온 내 몸과 기억과 세계들을 흩뿌리버리는 느낌

내 뼈대만 남겨놓았을 때 나는 원래였던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점점 더 아무것도 아니었던 열등감 가득하고 착하기만 하고 당하기만 한 채 의미없이 하루를 살아가던 때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 

다만 그때처럼 많이 서럽거나 울지 않는 다는 것이 다를 뿐.

나에게도 뭔가 재능이 있고, 좋은 점이 있고, 잘할 수 있는게 있고, 

나도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 있고, 누군가를 쏘아볼 수 있고, 욕해줄 수 있다는 걸

나는 너무 힘들게 배운 것 같다.

그러한 내 상태를 더 지속할 힘을 잃어버린 듯 하다.

더는 나를 견딜 수 없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윤채샘과 종민이와 옷가게언니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나의 생일을 기억해 준 

그다지 나와 안지 오래되지도 않은 사람들인데

눈물도 나고 고마웠다. 



무엇보다 오빠가 나를 기억해주고 우리집에 찾아와준게 진심으로 눈물이 났다.

그날은 정말 모든 걸 포기하고 전화했는데

고민끝에 와준다는 말을 건네는듯한 오빠의 따뜻한 목소리에

마음이 완전히 무너저 전화를 끊고는 한참을 꺼이꺼이 울었다.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성탄절 이브에도 성탄절에도 혼자 맥주를 마시며 소맥을 마시며

지끈대는 머리를 부여잡고 억지로 버텨가며

사실 수년을 그렇게 보냈고

오빠를 만날 때에도 정작 그날은 그렇게 보내곤 했는데


그래도 오빠가 내 생일과 우리 기념일을 축하해줘서

그간 쌓아온 눈물이 터져버렸다.


오빠랑 너무 빨리 헤어진 탓일까

어딜 가야할지 몰라 한참 삼성동을 헤매었다.


오랫만에 온 기를 불어넣는 마사지를 해서일까 손 끝 마디까지 전부 아프고 머리가 터질듯이 아파왔다

사람들이 쌍쌍이 붙어다니며 나를 무시하듯 쳤고 가족들이 유모차를 밀며 나를 쳤다

그들이 떠들어대며 나따위를 쳤다고는 전혀 의식하지 못할 때

나는 온 골이 흔들리듯 아파서 눈물이 났다.

그렇게 저녁까지 거닐다 터덜터덜 들어와

약을 먹었다.

배게에 오빠냄새가 나면 또 울까봐

배게위에 요를 깔았다.


내년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재계약은 될까?

어디로 이사가야할까?

뭘 위해 살아야할까?


어떤 것에 나는 호기심과 자극을 받을 수 있을까.


따뜻한 것을 나는 정말 원하는걸까

이젠 잘 모르겠다


아무리 추워도 누군가의 품을 그리워하지 않는 훈련을 너무 오래 거쳤다

더 무너진 채 살면 하루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거의 모두에 대해 마음이 닫힌 것 같다.

그래서 모두에게 웃어줄 수 있는 것 같다.


모두가 나를 좋아졌다고 여길 것이다. 


여전히 불편하고 힘든 상황들이 있지만

더는 그걸 티내지 않는 것이 몸에 베어버렸다.


오빠에 대해선?


오빠가 같이 연희동 골목길을 차로 돌아주었을 때

처음으로 이 동네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오빠가 내가 안전하게 사는지 감찰해준 느낌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


곧 이사가야할텐데

이 작고 예쁜 동네에서 오빠랑 작은 주택에서 매일 아침 갓 구운 바게트를 사고 커피냄새를 맡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고

작게 읊조렸다

그는 한귀로 흘렸을테지만

나는 사실 무엇보다 간절했던 그 소망이자 과거의 흔적을.. 말해보았다.


원하는 걸 하나도 남겨놓지 않을 때


정말 살 수 있을까?


숨이 막혀도 자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시 뭔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것같다.


책을 읽어내지 못하는 상태부터


개선해야할것이다.


참을 수 없는 맥락으로부터도

뭔가를 건져내는

유평론가의 김군에 관한 글처럼


그냥 완전히 절망해버리는 심보선의 시로부터라도


시작해야할것같다


뻔한것 끌리셰 견딜 수 없는 남들이 다한말들


에 잠식되어 괴로워하지말고


새로운 걸 하나라도 찾자


누워있지만 말고


눈과 귀를 뜨려 노력하자


뭐라도 하나라도. 단 하나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붙잡자. 


나에게도 길이 있을 것이다


꽉막힌 내 인생은 내 두려움의 결과일뿐.


두려워하면서 동시에 안두려워하자


오빠가 그랬다


시니는 다 못생겼고 다 이뻐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