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나는 여전히 잘살진 않지만 나사가 많이 풀려 살만한 것 같다

misfortune4 2019. 3. 28. 22:18



마음이 힘든 모든 사람들에게 병원을 권한다. 


모든 것은 자아의 문제이다. 


병원을 가면 약을 먹고

자아가 사라진다고 느끼고

멍청해진다고 느끼고

조종당한다고 느낄까봐

두려워한다

어떻게든 자기 의지로 극복했을 때 

삶에 더 자신감과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약을 많이 버리기도 하고

병원도 다녔다 안다녔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지금 지나고나면 이전 모습과 나는 많이 상반되있다

일단 주변인들에게 각을 세우고 늘 예민한 것이 많이 없어졌다

일만 미친듯이 하지 않고 말도 걸고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한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할게 없어 공허히 앉아 있곤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불안해져서

몇번이나 청소를 하거나 했는데


지금은 널브러진 것들을 보고 

언젠가 한번에 치우면 되지 하며 게으름도 피울줄 알게 되었다

음식냄새를 못참아 먹자마자 설겆이하던 버릇도 없어졌다


조금씩은 습관처럼 남아 있는 것이지만

예전에 비한다면 많이 없어진 편이다. 


무엇보다 삶에 조금이나마 흥미가 생기고 재밌는게 생겼다

예전엔 모든게 시시하고 겨우 숨만쉬고 정치팟캐스트만 들으면 세상을 욕하는걸로 풀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즐거움을 느낀다

꼭 내가 해보고 싶다기 보다 그들이 행복을 찾아 사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그리고 그토록 염세적이고 무의미한 단어들로 가득하여 그 소설덩어리 자체가 뭔가 대단히 희망적으로까지 보이는

김사과의 소설을

다시 읽고 있고

이상한 느낌이 공존하는 뭔가 따뜻한데 비관적이고 친밀한데 방어적인 김소연의 수필도 읽는다


나에게는 김사과의 소설이 정말 좋다


허세와 운동권 사이에 낀 무의미한 몸덩어리들에게 뭔가 과분한 느낌이 걸쳐져 있다

자살하는 사람들은 무대에서 사라지는 사람들일 뿐

세상은 여전히 존재한다



신경정신과는 두려운 곳이 아니며

약물도 우리의 자아를 조종하는 물질이 아니다


그것의 도움을 받는 것은

내가 젤 잘한 일이다


세로토닌이 들어오자

청력이 필터링이 안되고

불필요한 터치에도 의미를 느끼는 

과감각의 삶이

조금씩 둥글려가고는데 도움을 준다.


여전히 습관들을 남아있지만

뼛속까지 증오하면서 혐오하면서

세차게 굴진 않는다

금새 마음이 누그러진다거나

고양이를 보면서 위안을 얻는다거나

사람들의 후진면 반대쪽의 좋은점도 보려고 한다거나

한다


나이들음과 관계가 있을까?


여전히 백씨같이 생긴 사람이나 목소리를 들으면 소름이 끼치고

소씨 아저씨와 같은 성인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뼈가 쭈삣서고

룸사롱 이야기만 나와도 죄인된것같은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아저씨들은 여전히 냄새도 맡기 싫고

토할것같고


근데 그 감정이 그리 오래가지 않아 바뀐다

좋은 환경에 안테나가 같이 쓰이는 것 같다.


세로토닌아 나에게 분비되져서 고마워

오빠 나의 전화를 부드럽게 받아줘서 고마워

윤땡땡 의사선생님 고마워요

당신은 처음엔 매우 소극적으로 보였는에 지금돌아보면 나에겐 가장 적합한 분이었던 것 같아요


나는 치료를 그만둘 생각이없다

지금도 안좋은면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어두워지거나

절제를 못하거나 한다


내가 책임질일이 이렇게 많다니 

어린시절의 기억이 이렇게 평생의 삶을 좌우하며

시간을 돌아돌아돌아 몇배나 부서지기 쉬운 내면을 가지고 상처에 취약한채 살아야 하다니


나는 사랑을 받지 못하였지만


우여곡절끝에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건 오빠가 나를 먼저 사랑해줬기 때문이다


나는 오빠가 나를 사랑해줬던 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 행복하고 따뜻하고 무슨말이나 해도 그대로 있을 것 같은

천사같은 표정을 보았다


그 기억이 모든 걸 막아주진 못했지만


생각하면 할 수록 그만큼 나에게 노력해준 사람이 없다

나 또한 오빠만큼 최선을 다한 사람은 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다


나는 후회가 없다


늦은 건 없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채워도 채워도 밑빠진 독처럼


모든게 흘러나가야 정신이 차려지던 오랜 시간의 흔적이 아직도 나에게 있다


나는 아직 버리지 못한게 참 많다


나는 내가 한심하다는걸 안다

하지만 한심하게 살면 안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무도 나를 품어주지도 않으면서

제대로 살라고 말한다


내가 자라온 환경은 많이 좋지 못했는데

왜 좋게 잘 살기 바랄까


이것은 내 솔직한 삶이다

그걸 나는 인정해야만 한다

그래야 오늘 조금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다


나는 한심하지 않게 살 자신은 없다

나는 개과천선할 자신도 없다

나는 맞으며 반항적으로 자랐고 

말도 더듬고 발표도 못하고 왕따나 당하고 살았는데

하고 싶은 건 무엇도 할 수 없었는데

뭔갈 하나 얻어내려면 엄마한테 쥐어터지고 맞고 해야

겨우 갖을 수 있었는데

나는 사랑받기 위해 맨날 감기에 걸리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내가 어떻게 잘 살수 있지? 


돈을 많이 벌면 망가질 것이고

돈을 적게 벌어도 망가질 것인데


사랑을 많이 받아도 타락할 것이고

사랑을 적게 받아도 타락할 것인데


아무것도 안되는데

나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바꿔가며 환경을 바꿔가며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다녔다


단 하루도 안정적인 삶을 산적이 결단코 없다


내가 추구한 삶이 이런 것이었다


안정이 되면 답답하고 뛰쳐나가고만 싶었다


아직 나는 어쩌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좋아진 것이 있다면

그 강했던 자아가

조금씩 자유로워 지고

상처를 덜 받는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컨트롤하려고 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몸의 반응에 맡기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행복하다고 느끼진 않지만

특별히 불행하다고도 느끼지 않는다


그것이 가장 큰 변화인것같다


가끔은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을 때리며 울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서럽게 울진 않는다

이 바보야 아직도 이렇게 어리석게 사니

이 바보야 제발 착각좀 그만해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상상하니

행복에 대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