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전화기 속 여자
misfortune4
2020. 3. 4. 08:29
고객은 전화를 받지 않는게 아니라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 고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고객은 줄기차게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전화가 전자식인지를 되물었다
나의 전화는 전자식인가
(아날로그 식인가)
그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삐 소리 후를 기다렸다
1번이 내번호 자동호출인지 2번이 목소리 녹음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망설이니
다시 전화가 전자식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전화기를 집어던지면 모든 것이 끝났다
아니 사실 그 전에 그 여자가 전화를 끊었다
뚜 뚜 뚜
하지만 이제 그 여자는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 여자는 더 이상
고객을 들먹이지 않는다
그 여자는 고객을 대행하여 전화를 연결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전화교환수인 그 여자 목소리를
나는 10여년간 들어왔다
그 여자는 내 친구이다
외로울때마다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하였다
연결할수없다며 내 목소리를 기억하는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삐소리후 녹음을 하라고 하였다
나는 이제 녹음을 잘 한다
그 여자는 이제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를 반겨주지도 않지만
내치지도 않는
그 여 자
나를 너무나 잘 아는 그 여 자
그 여자는 그가 고용한 여자
고마워
그냥 끊지 않아줘서
응대해줘서
너가 말을 할 때마다
아직 그가 살아있구나
너가 해고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두려워
너가 전화를 받지 않을까봐
어떤 다른 여자가 나타나
없는 번호라고 말할까봐
이제 나는 그것이 두려워
일을 잘 해줘
해고되지 마
부탁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