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예찬
까칠한 돌기의 혀, 날카로운 발톱, 찰랑거리는 콧수염, 쫑긋한 귀, 포근한 털, 유연한 몸, 예쁜 코트, 귀여운 발바닥, 분홍코, 시옷자 입.
자다 일어나도 뺨이 눌려도 눈을 가늘게 떠도 손톱을 내도 멍뭉미가 될때도 몸이 꼬여 고장날때도
맨날이쁜 고양이들.
굴욕이라고는 없는 아이들.
인간은 어쩌다 이쁘다면 얘네들을 맨날 이쁘다.
자다가 느껴지는 것들, 내 몸위로 넘나드는 발바닥이 쿵쿵 윽윽, 까칠한 혀로 손과 얼굴을 핥아대는 단밤이, 콱 물고 도망가는 단비, 내 손 밑으로 들어가 손을 강제로 들어올려 머리에 얹는 기술을 습득한 니니. 어우 어우 울어대는 먼로.
나는 매일 4 아이들의 흔적을 느끼며 잠이란 걸 자고 깬다.
과거의 예민한 나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확실히 고양이를 키우며 많이 편안해졌다.
매일같이 해대던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고, 매일 쓸고닦던 먼지도 일주일에 한번이면 족하다.
그냥 고양이 털이 온몸에 묻은 채로 살고, 먹고, 입고, 잔다.
고양이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 내 삶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람보다 큰 변화는 아닐지라도.
어쩌면 사람보다 덜 자극적이고 덜 극단적인 내 모습을 본다.
남자는 나를 너무 자극시키고 나의 안좋은, 의존적이고, 쓸데없는 애교와 열정을 남발하는 무의미한 일을 하게 했다.
평온하게 살고 싶다.
오빠 이후 내 인생에 다시 남자는 들이지 않을 듯 하다.
어떤 기회가 와도 나는 거의 고양이 때문에 아무것도 허락하지 않을 듯 하다.
아직도 가끔 오빠꿈을 꾼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