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새벽에 뭔가를 봤다.
희망 나누기 행복 그런 비슷한 제목이었던것같은데, 유니세프 광고같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부모님 댁에 가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틀면 부모님은 그것을 봐내지 못한다.
어색한 나머지, 저 나름대로 재밌게 사네, 뭐 도움 많이 받았는데 또나와, 이그 쯔쯧, 하고는 돌려버린다.
병들고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보고 어떤 반응을 해야할지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시대가 그만큼 복잡하고 타락했기 때문일거다.
갑은 갑대로 을은 을대로, 각자의 논리로서 서로를 익숙하게 만들어, 서로를 길들이고, 속이고, 편리를 취하고, 있는 척하고 불쌍한 척 하고
잘난척을 하고 못난척을 하고.....
정말 부자연스러운 부모님의 반응을 보며, 솔직히 느껴지는 그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나는 일그러진 기형의 몸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아니 잘 본다. 아니 자꾸 보게된다.
어떤 동정심도 없이 신촌역에서 수십년째 구걸하는 노인을 관찰한다.
도움을 잘 주지 않는다. 나는 못된것같기도 하다. 매일 오백원씩을 드릴까하고도 생각해보지만
나를 기다릴것만 같아 부담스럽고 슬프다.
아무도 안주면 저 사람은 오늘 굶을까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자겠지
돈이 생기자마자 주머니로 넣고, 통은 늘 비어있다.
꼭 나같다.
그래도 나는 줘야하는 입장일 것이다. 내 빚이 더 많다 하더라도. 길거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논리따윈 없을거다.
당장 길에서 얼어죽는 길냥이들, 비둘기들을을 사회적 문제의 카테고리로 넣고 토론해본들, 그 생명체들에게 무엇이 와닿을수있을까.
보기 흉하고, 더럽고, 피해가지 않으면 안될것같은 것들이
도처에 있다.
그 티비에서도, 선천선 안면장애를 안고 태어난 외국인 노동자의 자녀가 나왔다.
눈코입이 없어서 그 얼굴과 몸 형태가 그야말로 기형 그 자체였는데
병원에서 눈과 코를 만들어서 이상한 인형처럼 되어있다.
그 아이의 얼굴을 씻어주며 목욕을 시키는 엄마의 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다.
엄마가 아이를 씻기듯, 오른쪽 왼쪽 물로 쓰다듬으며 아 예쁘다- 했다.
주인이 강아지 씻기든,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씻겨주듯,
그 몸의 형태의 예쁨과 못남에 대한 게 아니라
한 대상과 대상간의 어루만짐, 표면의 쓰다듬음. 아 예쁘다. 너는 나로 인해 예쁘다.
내가 쓰다듬음으로, 어루만짐으로, 씻겨주므로 너는 예쁨으로 태어난다. 는 선언
우리딸 예쁘구나.
우리 오빠 너무 예쁘다
나온 배도 예쁘고 한쪽눈이 찡끗한 짝눈 웃음도 예쁘고
그런 오빠 역시 못난이 인형같은 내 얼굴도 예쁘다 하고
인스타에 보면 뚱뚱한 고양이든 앙칼지게 생긴 고양이든, 못난이인형같은 강아지든
주인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모두 특별한 존재들로 탄생한다.
엄마가 이처럼 정성스럽게 아이를 씼겨주자
아이는 엄마에게 신이나
귀에 손을 갖다대며
의사선생님이 담번엔 귀도 만들어 줄거라고 했다면서 신이나 제스쳐를 하자
엄마가 그래 우리 **이 이제 귀도 생길꺼야 그치~ 했다.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너무 사랑스러웠다.
컨테이너 박스같은 곳에 살면서 공동화장실을 써야하는 어려운 사정에서도
서로 예뻐하고, 의지하고, 희망을 품으니까
빛이 났다.
오빠를 좀더 일찍 만났다면
나와 같이 반지하에서부터 옥탑방에서부터 시작했다면
나는 정말 힘들기도 했겠지만
오빠랑 빨개벗고 서로 씻겨주면
모든 것을 다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했을 것이다.
매일밤 울고 안고 잤을것같다.
오빠가 나를 더 힘들어했을것같기도 하다.
하지만 진심으로 그 장면을 보며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다.
그 엄마와 딸이 진심으로 부러웠다.
우리안에 그런 관계들이 회복된다면
더는 문제적인 것들이 우리를 병들게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방송을 보며 혀를 차는 일을 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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