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35

이제서야

나이49에이제서야 애정결핍 불안정애착에서 좀 벗어난 것 같다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야 했던 일일까아직 건들여지는 건 있지만 아주 큰 무너짐과 이상행동은 많이 없어졌다아직도 남아있는 약간의 알콜중독과 늘어난 살들음식중독물질중독은 없어졌다고 말하기엔 어렵지만더 많이 노력하면 조금씩 균형을 찾지 않을까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몸과 마음의 균형이 맞춰지고 나면나는 할머니가 되어 죽기 직전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했고나도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힘든 삶을 겪었다 남들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이나에겐 거대하고 무서웠다그걸 혼자 이겨내야하는 삶이었다 너무 어렸을때부터 나는 보호받지 못하는 기댈 언덕이 없는 삶을 살았고인내가 바닥이 났을 때망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삶을 잘 통제하고 균..

그녀 이야기 2026.07.22

26.3.20

죽지 않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글을 쓰게 돼컴퓨터 글씨체는 너무 예뻐서나의 마음을 다 반영하지 못해다행인지도 몰라 내가 대체 누구를 사랑했는지무엇을 사랑했는지점점 잊어가고 있어많은 것들이 달라지고 있어새로운 것들이 다가오고 있어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 것들은 그대로 있어 그 예전의 것들이새로운 것에 맞서게 되면억지스럽고 과잉되고 어그러져 그러면서 타락해 받아들여야만 해 파도타기처럼ㄴ언제 새로운 물결이 나의 몸을 움직일지긴장해야 할꺼야 변화무쌍하고조금만 발걸음에 늦으면 비난받는한국사회가 버거울 수 있어 그러나 언제나 주도하는 세대는 바뀌는거야병신같이 윗세대만 따르다가나라를 망신스럽게 만든우리세대처럼 살길 바라는건 아니겠지! 멀리 떠나고 싶어왜냐하면나는 이 흐름을 따를 자신이 있지만내 마음이 온전히 기뻐..

그녀 이야기 2026.03.20

산만한 것들을 견딜수없다

주위가 산만한 것들가만있지를 못하는 것들계속 사브작대는 것들끊임없이 중얼대는 것들자신의 기분을 붇돋우는 과정을 소리로 증명하는 것들캬 하 휘휘 컥 꺅 어어 어우 아이쿠 이쿠 어후 휴 하암 쩍 나를 불편하게 하는 소리들 무언가를 견디는 작은 몸짓이 아니라한시도 못견디고 내버리는 소리들이허공으로 계속해서 나가버리는 소리들이나의 기운을 다 앗아가는 기분이다 어떤 기운 한가지도 몸에 간직하지 않겠다는 듯이 다 털어내는경박하고 박복한 제스쳐

카테고리 없음 2026.03.04

.

죽었어요왜 그걸 했는지 아무도 몰라요 내 몸에서 나는 냄새가 견딜 수 없었다 예의없고 사과하지 않는 것들이 죽었으면 하고 생각해왔다 아무것이나 쳐다보고 아무렇게나 눈빛을 던지는 이들의 눈깔을 파내는 꿈을 꾸었었다 시간이 오래 지났다끝난 것처럼 보였다아무도 말하지 않으면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삶이 끝났다고 해서 사람들에게도 그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그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본능같은 것이다내가 살만한 세상인지를 끊임없이 알아보는 것이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녀 이야기 2026.03.04

오빠가 이해되는 나이가 되었다

오빠를 이해하는 나이. 오빠가 나를 50대 초반에 만나줬으니까 지금 나는 48으로서 아 오빠가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하고 있다 이해한다기보다 사실 온몸으로 오빠를 안을때마다 느끼던 그런 것들을 몸으로 알겠는 기분이다 주말이면 쉬고 싶고 누워있고 싶고 생명체를 안고 자고 싶다 그런데 젊은 애인이였던 나는 매번 나가자고 조르고 삐지고 그랬다 우리만의 반지하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같이 잠도 잤지만 나는 사실 이 매일같이 어둠속에 자는 지하를 나가고 싶었다 거리에서 오빠와 손잡고 활보하고 싶었다 이거봐 우리를좀봐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남자가 내 남자야 우리는 이렇게 너무 사랑해 사랑한다고 세상사람들아 우리 되게 멋지지 않니? 하지만 오빠는 술이 취하지 않고서야 그 모든걸 꺼렸다 그건 너무 당연한 ..

그의 이야기 2025.12.19

졸리면 자고, 일어나고 싶으면 일어나고

졸리다 그냥 잠들다 영원히 잤으면 좋겠는데 고양이들이 신경이 쓰인다 얘들아 일루와 엄마랑 안고 영원히 자자 세상살이란 것은 세상에서 가장 피곤한거야우리는 피곤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닌데나는 편안하게 있다가 죽고 싶어 왜 편안하면 여유있는거고쉬면 죄의식드는거야왜 나 이런 나라 이런 삶 싫어 하루 3-4시간만 일하고 쉬는 것이전혀 불안하지 않으려면어떻게 뇌를 바꾸어야 할까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홍차나 종일 마셔도전혀 죄의식이 없으려면얼마나 돈으로부터 자유로워하는 걸까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인게싫을때가 많아어쩌지 못하는

그녀 이야기 2025.09.23

금요일

고양이는 오래되도 너무 예쁘다특별히 이상해질일이 없다죄를 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도 여전히 예쁜 단비에게 감탄하였다 나는 나를 유지할 동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특히 금요일은 더 그렇다 침대에 강력하게 붙어있고 싶은 그런 날이었다 기지개를 쭉 펴고는 다시 누울 수 있다면아침밥을 느긋하게 먹고 다시 누울 수 있다면파란 하늘을 보며 누울 수 있다면점심 햇살을 보며 눈을 지그시 감을 수 있다면 고양이처럼 그렇게 살아도 계속 먹을게 나오고화장실도 누군가 치워주고모래도 흔적도 누군가 치워주고계속 누군가 쓰다듬어 주고 예쁘다고 하고재밌는 놀이도 제공해주고늘 신선한 물도 떠다주고뽀뽀도 해주고 안아주면 나도 저들처럼 이뻐질까

그녀 이야기 2025.04.25

늙은이, 내 미래

상도역에서 자주보는 할아버지 노동자몸집만한 메낭을 뒤로 끌리듯이 메고 작은 키에 까슬한 흰머리 퇴근길 밤 상도역 gs25 바테이블에 앉아 혼자 컵라면을 먹는걸 종종 본다약간 경쾌한 느낌이 있다심플하달까 씩씩하달까 어딘가에 매일 일자리가 있어서 나가는 모양이다다행이다자꾸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거의 할머니 할아버지인데썬글라스 끼고 남들 치면서 다니는 늙은이들에겐 눈을 흘기지만 베낭을 매고 열심히 일하는 늙은이들에겐자꾸 눈길이간다늙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늙어서도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싶다 가끔 광명 공사판에 비닐장막을 쳐놓은 파라솔 자리에 들어앉아 늦은밤 짐덩이를 끌고와 잠을 청하는 노숙자 할아버지가 있다슬리퍼에 굳어져버린 까만 발고락이 보인다짐덩이 끌개에는 어디서 주워왔는지 모르는 맥락없는 물품들이 엉겨..

그녀 이야기 2025.04.17

기도

오빠 사랑해요 아직도 너무 많이 힘들때 오빠를 생각해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더는 어떤 방안이 없을 때고립되었을 때꼼짝할 수 없을 때이대로 죽겠구나 싶을 때 그 한 걸음을 더 걸을 수 없을 때 기도를 하게 되는데 더는 신을 믿지 않아 오빠를 기억합니다  나를 사랑해주었던 존재에게 기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나를 사랑해 주었던 존재는오빠가 유일합니다  아무것도 바라는것이 없어요 다만 살아만 있어서 내 기도가 닿을 수 있기를 나에게 주었던 사랑이 아직은 괜찮다고 해주기를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어서 죽어서내가 더 이상 사랑을 갈구하는 일이 없기를 어서죽기를자살하지 않고ㄱ저 죽기를 오빠가 나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그녀 이야기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