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역에서 자주보는 할아버지 노동자
몸집만한 메낭을 뒤로 끌리듯이 메고 작은 키에 까슬한 흰머리
퇴근길 밤 상도역 gs25 바테이블에 앉아 혼자 컵라면을 먹는걸 종종 본다
약간 경쾌한 느낌이 있다
심플하달까 씩씩하달까
어딘가에 매일 일자리가 있어서 나가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자꾸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거의 할머니 할아버지인데
썬글라스 끼고 남들 치면서 다니는 늙은이들에겐 눈을 흘기지만
베낭을 매고 열심히 일하는 늙은이들에겐
자꾸 눈길이간다
늙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늙어서도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싶다
가끔 광명 공사판에 비닐장막을 쳐놓은 파라솔 자리에 들어앉아
늦은밤 짐덩이를 끌고와 잠을 청하는 노숙자 할아버지가 있다
슬리퍼에 굳어져버린 까만 발고락이 보인다
짐덩이 끌개에는 어디서 주워왔는지 모르는 맥락없는 물품들이 엉겨있고
부서진 플라스틱 의자는 왜 끌고다니는지 모를일이다
저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비닐장막을 치우지 않았으면
공사장 사람들이 귀찮다고 쫒아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계절을 잊은 잠바 안에 빵 하나 넣어주고 싶은 예전 기억이 난다
술을 사가지고 오면서 보고 나면
내가 사모은 술이
더 무겁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