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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그나마

misfortune4 2023. 4. 15. 02:52

나에게 그나마 왔던 좋은 인연들은 모두 내가 좋았던 시절과 관련이 있다.

20대시절 흑역사도 많은 때였지만

나에겐 좋은 후배들이 많았다

30대 시절 방황하던 때였지만

좋은 영화친구들이 있었다

 

그것을 모두 떠나가게 만든 건

내 본성을 숨길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욕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억눌리고 살아왔고

그것을 제대로 분출하는 법을 알지 못했고

사람과 진정으로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

 

폭력, 왕따의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보낸 내가 아무런 훈련없이

치료없이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감쪽같이 변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나는 불안정한 사람이었고

타인들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전혀 알지 못했다

무조건적으로 잘해주다가 갈급해지면 차갑고 공격적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짝이 있는 안정적이고 따뜻해보이는 

가정이 있는 안정적이고 따뜻해보이는 사람에게만 이상할정도로 마음이 흔들렸다

혼자 있는 남자들은 아무리 나에게 접근해도 모두 피하였다

나는 그들과 합쳐질까봐 두려웠다.

혼자있는 사람은 모두 나처럼 불안할거라고 생각한것일까

 

자신만의 울타리를 가진 사람

그런 사람의 눈빛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

그래서 나의 손을 한번이라도 잡아주게 만드는 것

내 목적은 오직 그것이었던 같다

나는 나의 어긋난 마음의 원인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고 그저 마음이 끌리는대로

살기로 결정했다

 

내가 아무리 부모에게 친구에게 사랑받고자 노력해도

나는 늘 폭력과 왕따를 당했고

늘 배겟잎을 적시며 잠이 들었다

나는 울지 않으며 잠이 들고 싶었다 나의 울음이 지긋지긋하였다

그러기 위해선 착하게 살기보다 차라리 못되지는 편이 나았다

남의 것을 건들이는 짜릿함은 

나에게서 우울 슬픔 상처 등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나는 마치 내가 뭐라도 된 것같았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외모에 전혀 관심없던 내가 

하루에 한끼도 안먹으며 4시간씩 운동을 하며 빚을 져가며 패션 머리 등을 가꾸며

나를 혹독하게 변화시켰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시간이었다

사랑받는 건 옛저녁에 포기했으니

사랑스러운 사람의 곁에서 손 한번 슬쩍 잡고 데이트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짜릿했다

그렇게 나에게 있었던 좋은 인연들을 다 보내버리고

남의 사람들만 꾀어내어 하룻밤을 즐기며

나의 병든 애착을 채워갔다

아니 채우고 버리고를 반복하며 나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젠 늙고, 술이 늘 취해있고, 아무에게도 내세울 것이 없다

살도 쳐지고, 관리도 안하고, 눈빛은 맛이 간지 오래고, 피부도 몸도 축 쳐진채

시체에 옷을 입혀 살아가고 있다

마음도 몸도 병든 나는

외로움에 대해 더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보니 나는 그 누구에게도 버림당한 것이 아니라

내가 친구들을 버리며 살아온 것 같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완전히 나를 사로잡고 있다

 

엄마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늘 매를 맞았고

아빠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늘 외면 당했고

언니와 늘 차별받았고

무관심속에 폭력과 학대 속에 언제나 울고 떼쓰다가 쳐맞고 잠드는 아이로 살아왔다

 

나는 잘 살고 싶었는데

두려웠다

나에게 온 좋은 사람들이 나를 선택할까봐

나의 가면을 벗기고 내 실체를 볼까봐

그래서

나를 즐기고 버릴 사람=짝이 있는 사람 만을 만났다

친구도 연인도.

 

나는 진정으로 사랑을 하지 못했다.

 

오빠는

내가 처음으로 욕심냈던 사람 그래 이사람이라면 나를 드러내도 내 상처를 혹시나 안아주진 않을까

나 더는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런 작은 희망을 품다가 내 마음이 너무 커져버렸다

 

오빠도 돌아갈곳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나는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그런건 처음이었다 언제나 버려지는 것 아니 내가 피하고 끊는 것이 익숙했었는데

내 고장난 마음이 

설마 나같은 것도 희망이라는 걸 갖어도 되는걸까

하지만 아니었다 내 나쁘고 못된 습관 내 실체 궁핍한 마음 마음대로 사는 모습 갈급하고 함부로 하는 것 불안정 애착의 끝판왕. 모두 다 보고도 내 옆에 있으면 그건 사람이 아닐것이다

 

나는 죽지도 못했다 병신같이

나는 왜 죽는데 매번 실패하는걸까

 

병원에 입원하지도 못했다

돈도 벌어야하고

고양이들도 나말고는 보살필사람도 없다

빚도 갚아야한다

 

한가하게 병원에서 치료받을 시간이 나에겐 없다 그저 야근이 없기를 바라는 인생

주말에 회사 하루라도 안나오길 비는 인생이건만

 

 

부모와 인연을 끊었다 진작에 했어야할일이다

 

 

 

난 죽어서 새처럼 날아가며 자유로워지고 싶다

 

산정상에 올라 오빠와 누워 하늘만 보던 때가 떠오른다

세상에 나와 오빠 그리고 산과 하늘 그렇게만 있는 듯한 

그 순간을 기억한다

애써 기억한다

기억하지 않으면 잊혀지니까

인생에서 그래도 태어나서 내가 한일중에

좋았던 것들을 붙잡고 있어야

내가 덜 절망할테니까

 

 

 

사요나라.

 

 

아이시떼루 

 

 

다정한 나의 사람들

 

이렇게 못나게 살아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