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연극

misfortune4 2015. 11. 17. 19:57




오빠 불러오기


오빠 불러오기는 참 쉽다.

아니 어떤 날은 어렵다.


가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오빠의 감촉을 느끼며 헤헤헤 한다.

야윈 어깨와 엉덩이를 비춰보다, 오빠 손이 닿을 때 아름다워질만한 곡선을 만들어본다.


(내가 사랑스럽지 않으면 오빠는 오지 않는다.)


오빠 불러오기는 사무실에서도 가능하다

오빠 뭘해?

시니는 일해. 

오빠생각하면서 일하지요.

오빠 일루와봐. 여기 앉아.

오빠 뺨이 많이 거칠어졌네.

울오빠 누가 고생시키는거야 때찌때찌


유치한 놀이밖에 떠오르질 않아 안타깝고 쓸쓸하다


그를 붙잡을 다른 방법이 없을까.


오빠 보내기


오빠 보내기는 허망하리만치 쉽다.

말을 붙여보다 화제가 떨어져가면

그의 얼굴은 점차 흐려진다


구름처럼 뭉실뭉실 할것만 같았던 그는 손 사이를 스르륵 빠져나간다


무대를 다시 세팅하고 그에 맞는 대사를 쓰기 전까지

그는 다시 불러와지지 않는다



나는 대본을 써야만 한다고 느낀다.

불러오는 데에는 잘 구축된 서사와 진심어린 호소력, 그리고 재미까지 더해져야 할 것이다



이야기 거리가 생각나지 않으면

이제 그를 어떻게 만나지


어떤 방식으로 그와 교제해야하지.


연극. 연극을 해야한다

그것은 내 삶에 힘을 키워줄 것이다.


힘차게 삶의 무대를 꾸려 놓고, 그를 향해 준비된 대사를 하면


그는 분명 선명하게 나타나


무대 위에서 나와 함께해줄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 그는 나타나지 않는다.


혼마저 불러올 수가 없는 것이다.



이미지는 결국 혼이였다


그건 극을 가능하게 하는 최초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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