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공허할 때 인터넷을 키면 시간이 잘 가지만
너무 많은 값싼 정보가 많아서
쉽고 간편하고 싸고 질좋다는 게 너무 많아서
예쁘고 가볍고 상큼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고 부드럽고 향긋하다는게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못믿지만 헤매다보면 아무거나 믿어버리고 싶다
무감각해지고 힘들어지고 무뎌진다
정신을 차리는게 갈수록 어렵다
중독수준이 왔다 모든 게
어쩌다 세마리가 되어 뒤치닥거리가 늘어난 고양이들에게 매일 귀엽다고 해주고 놀아주고 먹이주고 똥치우면서
단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아야 되니까
2시간 걸려서 지쳐 온 집에서 나는 우규규규규우리애기들 잘 있었져여? 를 해야하니까
술말고는 내 정신을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게 없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하고 접촉하다보니
이제 나도 그런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길고양이가 없어지면 세상속에 쥐가 늘어나고 사람에게 위험한 균을 옮길 것이다
마찬가지로 길비둘기가 없어지면 새벽 숙취흔적인 거리토를 우리는 고스란히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 비둘기들이 사람들이 먹이를 그런식으로 주고 있어서
거리를 깨끗하게 해주고 있다
우리는 길 아이들에게 고마워해야할거다
자꾸보니 비둘기도 나름 예쁘다
그 퉁퉁한 몸을 저 얇은다리 두개에 의지한 채 관절염도 안걸리고 잘도 걷네
게다 쪼꼬미들이 뒷짐 딱딱 지고
저마다 다른 코트색 멋지게 입고 고개 까딱까딱하며 잘도 다니네
머리에 낙엽이 떨어져도 그냥 얹고 다니네
두뇌가 조금만 더 발달했다면
우리 고양이들처럼 손으로 툭 치고 할텐데
뒷짐을 풀질 못하네
에구... 우리 길 아가들 추운 겨울에... 얼어죽지 말기를...
집이 너무 멀고
집이 너무 춥다
월급받으면 공기를 뎁혀주면서 화상을 방지한다는 라디에이터를 사야지
오빠 초대해서 스테이크 굽고 파스타 요리해서
먹이고 싶다
그럼 집이 좀더 사람사는집같고 하하호호 소리도 나고 따뜻할텐데
나는 거의 고양이 쉼터에서 쪽잠자다 나오는 하숙생처럼 살고 있다
단비가 나한테 월세받을 판이다.
내가 자초한 일이다
사람이 너무 그립다
사람냄새 맡고 싶다
사람뺨을 한번만 만지고 싶다
목덜미에 키스하고 싶다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한마디라도 듣고 싶다
괜찮다고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면 될거라고
한마디만 해줬으면 좋겠다
병원의사도 나에게 그런말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처방한 약과 상담이 효과가 있기를 바라는 눈동자에
나는 어떤 실망도 줄수가 없으니까
나는 가까운 사람들에겐 실망만 주고
먼 사람들에겐 애써 씩씩한척만 하는
멍청이다
나는 우울증환자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그걸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왜 몰랐을까
내가 시달리고 있던 것에 대해
내가 피해다니고 두려워하던 것에 대해
내가 욕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나는 왜 애인이 부인이 있는 사람만 좋았는지에 대해
나는 왜 아저씨들만 보면 무서워떨고 도망다녔는지에 대해
그러면서 왜 아저씨들에게 약했고 당했는지에 대해
나는 왜 젊은 남자가 두렵고 싫었는지에 대해
나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는 아줌마들을 왜 죽이고 싶었는지에 대해
나는 왜 거식증에 걸렸었는지에 대해
나는 왜 내 발로 걸어서 몸을 팔았는지에 대해
나는 왜 나를 구렁텅이로 몰아넣는게 편했는지에 대해
나는 왜 몰랐을까
나는 왜 불행해져야한다고 생각해야 했는지
왜 단한번도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했을까
나는 왜 그걸 숙명으로 스스로 결심했을 때 마음이 편안해졌던 걸까
그래서 불안할때마다 더 불행한 길로 스스로 걸어들어가 안식을 느꼈던 것일까
나이 마흔이 넘어서 이런 질문을 객관적으로 해보게 된다
헤어나올수 없는 사방이 막힌 상태가 되길 바라고 기다리는 나에게
저 멀리 젊은 시절 그길로 가지 않아도 다른 길이 있었을 내가
작은 구멍을 통해 지금의 나를 쳐다보는것만 같다
아주 작았던 그 구멍에 대해
빛이 들어오고 있었을 그 구멍에 대해
어둠으로만 숨어든 고양이들처럼
아무도 너를 헤치지 않아
아무리 말을 해도 하악질을 해대는
오해의 확신에 찬 두려운 고양이들에게
아무리 말해도
구멍을 통해 눈을 비춰보이면서도 나올 생각을 안하는 고양이들에게
나는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도움을 줄 방법은 없다
그저 스스로 경계를 풀고 나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나는 길고양이처럼 살았지만
나에게 다가온 사람들은
선량하지 않았다.
나는 더 속고 싶지 않았다
두려움 반 설레임반으로 그들의 손을 잡았을 때
그들은 나를 버렸다
내가 그들을 불편하게 했던가
애초부터 나를 돌봐줄 마음이 없었던가
나는 스스로 독립할 수 없는 상태부터
내쳐졌기에
스스로 독립심이 없이 독립해있는
불안한 새끼고양이처럼 살았다
어린시절부터 내쳐진다는 것은 평생의 트라우마이다
그건 영원히 어쩌면 죽을때까지 버려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야만 한다
나는 학대를 당했고 너무 추운 날 내 방에만 보일러를 껐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방이동 그 지하방이 너무 추워서 죽을것같은 공포를 느꼈다
엄마랑 살던 어느날 너무 추워서 드라이기를 켜서 바람을 쐬고 있다가 엄마가 시끄럽다고 때렸다
나는 그 기억이 너무 선명하다
그래서 나는 추운방에 혼자갇힌 기억이 공포스럽다
오빠는 내가 그런걸 몰랐을꺼다
전화는 100통을 넘게 걸어도 안받고
덜덜 떨면서 울면서 다 토해서 바짝마른 몸으로 오빠를 찾았지만
오빠는 나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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