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일요일 오후 4시

misfortune4 2021. 4. 18. 16:01

다시 예전 먹던 약을 먹고 달라진 점 혹은 그때로 돌아간 점

 

집이 지저분한 꼴을 못보던 내가 청소를 미루게 된다(안한다는 건 아니다)

 

게을러진다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불안하지 않다

 

바퀴달린집에 배두나가 나온걸 보았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배두나가 너무 좋았다. 

 

먹고 쉬고 자고만 하는게 죄악이 아니구나하고 느꼈다.

 

나는 요즘 팔이 너무 아프다. 인대가 손상된것같다고 느낀다.

 

일을 쉬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경제적 수단이 일 외엔 없다.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 없이 일을 한다.

 

그러면 이렇게 낮에도 집에서 고양이들과 함께 있겠지

그러면 행복하겠지.

고양이들도 행복할까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이들이 내가 있어서 더 편안할거라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같이 나가 밤에 오는것보다는 더 말이다.

 

나 없을 떄 애들이 뭘하면서 보내는지 모르는 나로서는 더더욱 주말의 시간이 소중하다.

 

나의 아이들 단비, 먼로, 니니, 단밤이가 일광욕을 하고 있다.

 

그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진심으로 행복하고 따뜻하다.

 

아이들이 평안했으면 좋겠다.

아무도 나처럼 아프고 불안한 시간을 견디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도 인정하지 않아도 좋아

이것은 내가 만든 내 가족이다. 내 가정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지금은 일요일 오후 4시

머리 염색을 집에서 하고 아이들 맛있는걸 주고 나도 맛있는걸 먹어야지

 

지금은 그 이상도 이하도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어지러진 집 먼지구더미에서 감지도 않은 떡진 머리를 하고 노트북으로 쓰는 글이라서

더더욱 행복하다

이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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