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좀비탈출. 그래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

misfortune4 2017. 2. 22. 21:49

오늘은 너무 힘들다

후임이 뽑히지 않았다

그만두는건지 쫓겨나는건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남은 일 싹 마치고 가자는 마음으로 28일까지 야근을 하려고 하는 나는 더 이상하다

다 남겨두고 가야지

수당 일원도 못받고도

업체 벌금안물게 경력도 없는 애들 데리고 혼자 다 맞춰줬는데

난 왜 또 이걸 그만두기까지 하고 있지?

위와 장이 완전히 망가진 것 같다.

지난 2년간 함부로 했으니까.

하루종일굶고 편의점 야식으로 밤12시에 먹고 자고.

매일 술먹고. 

시체처럼 좀비처럼 아니 그 피곤한 기운으로서만이 일할 수있는

이건 정상이 아니야 라는 일의 형태와 조건이

나를 정상이 아닌 상태로 만들어야만 할 수 있어서

일부러 나를 그렇게 만든것 같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인수인계는 어떻게 해야하지?

아무도 이 자리에오려고 하지 않는다.

셋중 젤 병신같은 애 하나만 남기로 했다.

경력이 하나도 없는 백지상태의 애 하나를 두고

나가도 되는걸까?

내가 뭔 걱정이야

근데 체계도 하나 없는 곳에

이제 체계를 좀 갖춰나갔는데

이제서야 좀 맥이 잡히는데

그 수십만건의 서지를 재정비했는데


나가라고 하면서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팀장의 웃는 얼굴이

멍청한 박근혜를 보는 것 같았다.


불안하고 힘들다.

수요일이 젤 힘들다.

월화를 내리 막차타고 새벽에 들어왔다.

지하철 막차는 1시까지 있어요.

알콜칸에 타시면 됩니다. 냄새때문에 취하고 토해요. 

오늘은 쉬고싶다. 근데 졸다 일하다 깨다를 반복하니 벌써 10시를 향해간다.


첨엔 혼자남아 일하는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젠 가끔씩 공포감을 느낀다.


감정이 하나도 남지 않을까봐 두렵다. 


오빠를 생각하는건 습관같은거다

습관은 너무나 무섭다.


아직도 저 문을 열고 그가 들어와 웃는 상상을 한다.

나는 미쳤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간절하면

이뤄지는게 아니라고 한다.


그냥 내가 상상속에 불러와버리니까


그가 오기를 주저하는 건 아닐까.


내가 이토록 무미건조하게 산 날들이 또 있었을까.

혹 누군가 내가 이렇게 되도록 간절히 빈 것은 아닐까.


아니 지난 날 쌓아온 내 악덕에 대한

부채는 아닐까


모두가 구원받아 저 문을 나갔는데

나만이 버려진 기분이다.

열수있음에도 열지않는 문을 나 혼자만 본다.

굳건히 있다. 열어도 열리기 때문에 매력이 없는 저 문이.

그러나 한번 나가면 뒤돌아 보아도 그 후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저 

얄굿은 문.


오늘은 나갈 거다.


내일은 아직 모르겠다. 


저길 나가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 보고 싶긴 할까. 자유로움속에서는 누군가 그리워질수있을까.

자유는

너가 그렇게 슬피 울며 가슴을 치며 하던 것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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