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가장 오래된 기억

misfortune4 2017. 8. 12. 16:30





https://soundcloud.com/aprilsour/160803a-1

<김사월-죽어>

나는 신뢰받지 못했지 항상 

나는 사랑하지 않았지 나를

지혜로운 사람은 내 곁에 머물지 않았지

나는 죽지못하고

왜난 죽지 못하고

뭐가 나아지길 바라는건지


https://soundcloud.com/aprilsour/161101a

<김사월-설원>

들꽃 향기가 나네요 아니 들꽃이 아니라

들꽃이라 부르는 향기가 나요

자유로울 거라 했죠 그래 바람이 거세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만 같아요


멍든 꽃 이파리 옷을 입고 눈보라를 걸어요

불안하지 않기 위해서 말에요

여긴 당신과 나 살 수 있는 미래의 집 같아

다정하게 머리카락을 말려요


시간이 없다고 했죠 그래 시간이 없어서

마음껏 울 수 있을 것만 같아요 


김사월 데모음악 너무 좋다.

https://soundcloud.com/aprilsour 에서 들을 수 있다


*


제일 오래된 기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죽은 가족,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을 기억해냈다.

사람들은 애틋한 것을 가장 먼저 기억해내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은 죽음과 관련이 깊은 것 같다.


현재 죽은 사람은

오늘 죽은 사람도

바로 기억에 저장된다


현존하지 않는 것이 가장 먼저 기억의 저장고로 들어간다.


어쩌면 사람들은 기억되고 싶어서

죽는 것이고

죽기로 결정하기도 한다

좋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이별을 선언하는 연인들처럼


언젠가 비교적 최근 엄마에게 가장 오래된 기억이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엄마는 경주 경동시장에서 방앗간을 하시던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기억을 했다

그리고 친구집에 놀러가 그 친구의 머리를 다 짤라버려서 

친구가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남동생이 자꾸 누나 노는데 마다 쫒아갈라그래서 떨어뜨려놓고 도망치면 울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남동생이 너무 귀찮았다고 했다.

역시 엄마 다웠다.


나는 

아빠 직장사람들만 살던 

연구소아파트 내부 상가에 있는 유치원엘 다녔는데

색동유치원

병아리반때

언니가 내 눈을 뒤에서 가리고 자신이 가는대로만 가라고 했고

나는 그런 언니를 믿고 앞서서 뒤뚱뒤뚱거리니까 언니가 빨리 가보라고 막 놀려대던

당황스런 기억이 난다

그게 정말 첫 기억일까

이건 만들어낸 기억일수도있는데

늘 기저귀를 차고 난 혼자였던 것 같다

똥을 싸놓고 울고 있으면 언니와 엄마가 들어왔다.

근데 실제 엄마가 그랬다고 한다.

언니가 너무 유별나서

엄마 볼일이 있을때마다 포대기를 싸서 언니만 대리고 나가고

나는 우유병을 물려놓으면 하루종일 먹다 싸다 하면서 잠만 자서

그냥 거저 키운것같다고 했다.

잠을 정말 많이 잤다고 한다.

숨을 쉬나 할정도로.


최면술이란게 실제 믿을만한 전생일까?


사람들이 원초적인 기억을 그리워 한다는 건

실제로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전생을 궁금해한다는 건

뭘까.


현재의 끊임없는 부정을 통해서만

현재를 살아낼 수 있다는 것이

어긋나고 나약한 대응방법에 길들여진

잘못된 습성일수도 있다


이런 방법에 길들여진 나 자신도 본다

선뜻선뜻 놀라기도 하고

내가 그리도 욕하던 사람과 별 다른것도 없는 표정을 하고 있을 때

거울을 보기 두려워지기도 한다


모두에게 무감각해지고

별다른 감정이 없을 때


재키를 안고 

오빠를 기억해낸다


뭔가 힘든 일이 누적되고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풀지 못한 채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건들이지 말라는 엄포같은 말에

가슴이 미어지듯 아프고

예전 외면당하던 기억이 떠올라

간신히 억누른다


그래도

괜찮다


나를 기억에 남기고자

죽어버리려는

선택을 하려했던

내 열띄고 아팠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기억에 남을 수만 있다면

죽어버리겠다고 

결심하던

순간이 있었다


여전히 그런 순간들은 나에게 찾아온다

그 루트를 잊지 않고 방문한다

한번 생긴 생각의 루트란

무섭고

특히 그것이 방어적인 성격의 위악적인 성격의 것일 때

더욱 쉽고 무섭다.

경박하다고 무시하기엔

그 경박한 칼놀림에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보다도

오빠에게 기억을 찾아주고 싶은데

그는 그것을 정말 원할까

그에게 가장 오래된 기억을 찾아주고 싶다

그는 왜 그런걸 해야하냐고 짜증을 낼지도 모르겠다

이제 정말 그를 모르겠다

어떤 반응을 할지조차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변함이없는건

그가 사람으로 인해 힘들어하듯

사람으로 인해 치유된다는 것이다


오빠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해 용서하느냐

하지않느냐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결국 오빠는 행복한 사람들사이에서

인정받을때

가장 좋아지고

스스로를 용서한다는 것이다


오빠는 오빠 자신을 많이 깊이

떄론 심각할정도로

애증하며

사랑하고 있다


자신의 자아를 깊이 느끼며

만족을 행복을 불행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나르시즘조차 나는

깊이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다


정말 나는 그렇다.

그가 힘든 지금도 그렇다.

그의 몸을 안았을 때

너무 힘들어서

내가 감당이 안될때에도

그랬다




그가 현재에 짓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억을 해냈으면 좋겠다. 




안좋아지지 않는다.

안좋아질거라고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좋아지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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