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술이 늘었어

misfortune4 2019. 3. 22. 06:43



술이 늘었다

이제 당신이 보고픈건지 아닌지

당신을 안고싶은지 아닌지

당신냄새가 그리운건지 아닌지

많이 무뎌지었다

사람은 견디기 어려우면

죽도록 고통스러우면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바꾸게 디자인되었다


사람은 고통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로

마치 인생이 판가름나는것처럼 보인다


사람은 트라우마에 대해

숨어버리거나

남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거나

자신도 그 트라우마처럼 되버리거나

남을 그것처럼 만들어버리거나

그것을 자신의 기억으로부터 분리시킨다거나

그것에 아무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한다거나

그것을 왜곡한다거나

투사한다거나

행동화한다거나

전치한다거나

투사한다거나



나는 술이 늘었다

취하질 않는다


주진모가 알콜중독을 이겨낸 방식에서

나는 아무런 위안도 얻지 못한다

나는 엄청난 스포츠를 

해낼 자신이 없다

남자들이 사는 방식으로

살아낼 자신은 없다

나에겐 부드러움과 예민함과 사랑스러움말고는

따뜻함과 포근함말고는

무엇으로 나를 보호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는

슬픔과 상처를

오랜 기간 

만들어온 내 삶과도 같은 그것들로

살아가기 위해

그것에 대해 몸이 아무반응도 하지 않는 쪽으로

길들여졌다


나는 더 이상 

배가 등가죽에 붙도록 울어대지 않으며

누구도 떠올리진 않는다

그저 이게 나였다고

가슴을 치며 받으들이라고

이게 난데 어쩔꺼냐며

나에게 윽박도 질러대며

아무 희망도 걸지말라고

왜 너는 희망을 가지려고 하여 불행을 자초하냐며

나를 때리고 때린다


제발 그러지 말라고

아무것도 오해하지말고

남의 호의에 반응하지 말고

남의 아픈말에도 반응하지 말고

그들은 아무생각없이 한 행동들에

제발 의미를 부여하지말라고

가슴을 치며

행복을 가지려할때 오는 오해와 환각에 대해

나를 탓하며

그러기 위해 나에 대한 인식불가의 장치로

알콜을 들이붓고


그것은 전혀 취하지 않게 하며

그것은 내가 지금 하는게 맞다고

지금 이런 생각의 과정을 통해서만

나는 나로 살수있다고

다짐하며

숨을 쉴수있게 해준다


술이 없으면 칼을 떠올리나


술이 들어가면


나 지금까지 산게 억울해서 안돼라고 생각한다


오빠가 보고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때

이 모든 것을 멈추고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