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일지

4.26~4.30

misfortune4 2019. 4. 30. 09:20



4.26 늦은 밤 둥이 옴. 선경매니저님, 희래님이 케이지설치해줌

약간의 냄새가 났는데 병원냄새나 길냥이냄새로 인지함

4.27 단비가 피를 찍고 다님 젤리상처뿐 아니라 손톱도 부러진 것으로 확인. 소독하려다가 가격당함. 바로 이동장에 넣어 아침 문여는 시간에 병원행. 연고처방받고, 둥이 구충제도 받음. 집에왔는데, 넥카라를 못씌움. 격렬히 저항함. 엄청할큄과 때림. 결국 다시 병원행. 4키로가 이미 넘어선 단비는 너무 무거웠다.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 도움으로 넥카라 착용후 집에와 연고바르고 적응시킴. 삐져서 쳐다도 보지 않음. 밥도 안먹고 아무것도 안함. 둥이와 놀아줌. 몸을 꺼내 얼굴을 닦아주는데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남. 귀청소를 하려다보니 티앤알 자른 부위에서 피가 남. 중성화 부분이 덜 아물어있었음. 소독하고 연고바름. 

4.28 단비가 넥카라를 불편해함. 그런데 나름 나는 편함. 덜 나대고 나를 덜할큄. 얌전해져서 좋기도했다. 연고를 발라주고 츄르를 주었더니 1분만에 클리어함. 불쌍했음. 방언터지며 밥먹는 모습을 보고싶었으나 참았음. 단비가 둥이와 케이지를 사이에 두고 냄새맡고 코인사를 함. 둥이를 꺼내줌. 둥이는 단비화장실에 들어가 쉬야를 하더니 단비 집에 들어가버림. 단비는 어리둥절하였으나, 어쩌지 못하고 지켜봄. 단비가 둥이에게 먼저 다가가 놀자고 했지만 조그만 둥이는 나름 힘을 써 하악-하고 달아나버림. 짧은 다리에 작은 몸집, 한쪽눈으로 보느라 기우뚱해진 얼굴이 안쓰럽다. 계속 배에 냄새가 나서 아무래도 이상해서 사진찍어 희래씨한테 보내니, 아무래도 곪은거같다고함. 선경매니저님과 통화 후 재입원 결정. 병원에서 제대로 봉합을 안한거 같다고 함. 속상해서 둥이에게 미안하다고, 좀더 일찍 알아봤어야하는데.. 하고 말함. 단비가 피를 바닥에 찍고 다녀서 피흔적 냄새 지우고, 둥이 케이지설치 후 화장실 장난감 숨숨집 마련해주고 이것저것 재배치하고, 단비 병원 왔다갔다 하고 사투하느라, 둥이가 처음왔는데 얼굴닦아주고 귀청소해주고 몇번 안아주고, 상처소독해주고 카샤카샤해준게 다였다. 미안했다. 게다가 단비가 칭얼대서 불쌍해서 안고자는 걸 단비집에 들어가 둥이가 계속 지켜봤다. 나는 그걸 알고도 따뜻한 생명체를 처음으로 안고 같이 숨쉬는 감격에 놓지 못했다. 둥이에게 미안했다. 내 행동이 부끄러웠다. 

4.29 새벽 둥이 재입원. 새벽에 나와 선경매니저님 만나 재입원시킴. 퇴근 후 둥이병원에 갔는데 나에게 폭 안긴채 안떨어지려고 함. 나도 당황했다. 이틀만에 둥이가 나를 인지했다는게 신기했다. 해준것도 없는데. 30분을 안고 꺼이꺼이 울었다.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선생님이 자리를 비켜주었다. 안떨어질려고 발톱으로 옷에 꽂은 애를 겨우 떼놓고 옴. 내일 또 오겠다고 함

밤에 지친 몸으로 오니 단비가 넥카라를 한채 사료를 먹느라 엉망진창을 해놓고, 종일 아무것도 할수없었던지 잔 모양임. 눈이 퉁퉁부어있고 다시 허피스가 온듯, 콧물을 흥흥 함. 넥카라 안쪽 콧물범벅. 젤리와 깨진 손톱을 보니 어느정도 굳었기에(병원에선 완전히 딱지 떨어진 후 풀어주라고 했으나) 그냥 풀어주었다. 단비는 해방감에 몸서리를 쳤다. 그리고선 바로 폭풍그루밍에 들어갔다. 안심이 되었다. 다시는 아프지 말자. 허피스 약타서 학교앞에서 사온 삼계죽에 비벼주니 첨엔 좀 낯설어하다가 이내 먹는다. 안심이 되었다. 이제 또다시 할퀴겠군 했으나, 예상외로 단비가 순화된 듯 하다. 나랑 다시 안고 자려고 한다. 감동의 쓰나미. 그리고 둥이 걱정. 눈 한쪽으로 밤새 병원 케이지에서 외로움을 다시 견딜 둥이생각에 눈물. 나에게 오기전까지 4개월을 형제도 부모도 잃고 눈한쪽이 빠진채 신림동 공사판을 돌아다니다, 어느 밥자리에서 꼼짝을 안고 자신을 본 희례씨에게 구조당하려고 몇일을 그자세 그대로 앉아있었던 둥이이다. 눈적출수술을 할 때 사람처럼 머리를 부여잡고 뒹굴고 소리를 지르고, 지금 병원으로 옮겨져 중성화수술을 당하고. 2-3주를 병원케이지에서 아무것도 못한채 약만 먹으며 버텼는데, 처음 우리집에 온지 2틀도 안되어 다시 병원에 있는 둥이는 얼마나 두렵고 외로울까. 

4.30 새벽에 둥이를 만나러 가려고 알람을 맞춰놓았고, 단비도 나를 툭툭 치며 깨웠지만, 몸이 너무나 무거워 일어날수가 없었다. 결국 퇴근후에 들리기로 함. 수욜은 수술하는 날이니 오늘 꼭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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