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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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fortune4 2019. 5. 22. 09:15



단비허피스약 때문인지, 먼로에게 낚시놀이 양보하느라 흥미를 잃어서인지, 변비가 심함

프로바이오틱스 구매해서 약에 섞어 먹임

약간의 똥을 쌈

먼로 오기 전까진 똥꼬발랄하게 맛동산 생산 쑥쑥했는데

왠지 짠함


단비가 먼로 그루밍을 처음 해준날

먼로가 단비에게 하악질했으나 금새 그루밍해주자 몇번 버둥대다 받아들임

먼로도 어설프게 단비 그루밍해줌

나는 먼로에게 하악질하지 말라고 경고함

단비오빠가 너에게 다 양보하고, 엄마도 너 아파서 많이 봐주고 참아주는데

어디서 하악질이냐고 따끔하게 혼내며 맞하악질 함

먼로가 눈을 꿈뻑임

고양이들의 눈키스와 또 다른, 자기보다 센 상대에 복종하는 눈빛

먼로는 아직 애기이다

그리고 야생성이 단비보다 훨씬 강하다

길생활시 몸에 물린 상처와 할큄과 물어뜯음이 애기라도 단비보다 더 엄청나다

단비는 식당 한켠에서 생활했지, 엄연히말해 길생활을 한건 아니므로 경쟁에 취약할 수도 있다. 


여튼 단비와 먼로가 서로를 핥은 첫날

나는 입양자들에게 메세지를 보냈고 모두 기뻐했다

그런데 왠지모르게 나는 슬펐다

단비는 한번도 나를 핥아준적이 없다

거의 내가 가볍게 쓰다듬으면 3초정도 참아주고

궁디팡팡만 좋아하고

뽀뽀도 안해주고 꾹꾹이도 안해주고 내 손길만 몇초 참아주는 정도이지

자기가 먼저 와서 뭘 하지는 절대 않는다


얘랑 2달 살면서 우여곡절 투성이마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단비와 먼로가 서로 고양이라고 핥아주고 내가 오라고 해도 오지도 않는데

왠지 외톨이가 된듯 슬펐다

얘들이 나를 좋아할까?

나를 의지는 하겠지

밥주니까 게기지는 않겠지

안락한 집도 주고 놀이도 해주니까 함부로 예전처럼 물진 않겠지 


나한테 와서 핥아주고 꾹꾹이를 해주진 않겠지

영원히


외롭고 슬펐다. 


단비때문에 기쁘기도 많이 기뻤는데

오늘은 더 많이 외롭다


내 곁엔 아무도 없다

내가 와서 줄 밥때를 기다리고, 내가 잠들면 우다다하기를 기다리는

고양이 두마리는 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사랑해야 하는 사람들만 있다. 


내가 사랑해주는 존재들은

나를 사랑해주지는 않는다

표현해 주지도 않는다.


나는 표현을 한만큼

더 많이 외로운 것 같다.


평생 그런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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