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사면초가

misfortune4 2020. 5. 10. 17:44

가까이에 어쩌면 좋은 사람들이 많은데,

왜 이렇게 인간이라는 존재가 내 곁에 있는 순간을 견디지 못할까.

 

그냥 함께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편한 존재는 평생에 2명정도 만난 것 같다.

 

오빠랑 효정샘.

 

사람하고 있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불완전하고 불안하고, 불편하고, 제발 사라졌으면 좋겠다.

나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원래 그런 사람이었을까.

 

그리고 나는 왜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왜 더 이상 참지 않는 사람이 되었을까.

 

오랜기간 잘 참으면 살았던 시간의 나는 대체 무엇이었기에 이토록 욕구불만인 채로 살게된걸까.

 

나는 왜 이렇게 외로운 사람이 되었을까

나를 끝까지 몰아부치고나서야 후회하는 듯 되돌아오는 듯 못이기는 척하는 방식으로 살게 되었을까

 

옛적에 죽었어야 하는데, 삶을 연장한 댓가일까.

능력도 안되면서 고양이들을 불쌍하다며 들인 댓가일까.

첫 고양이를 멀리 보낸 댓가일까.

사람들을 힘들게 한 댓가일까.

유별나고 예민했던 댓가일까.

 

아무도 용서하지 않은 댓가일까

누군가 나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아무도 용서하지 않기로 결심한 댓가일까

 

모든 사람들에게 화가 나있는것같은

모두가 나를 유령취급했으면 하는

마음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곧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라면

 

나는 왜 이런 부정적인 방식으로 나를 어필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내가 24시간 붙어 있어도 불편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났고

 

고양이 4마리가 밥주고 놀아달라며 8개의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돈도 없고 에너지도 없는 나에게 와서, 미래가 불확실한 우리 고양이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아프지마

아프지만 말고 20살까지 살자 모두. 너희 모두가 고양이 별로 갈때까지 엄만 무슨짓을 해서라도 살아남을께. 

 

아무편견없이 나에게 부비고 나를 환영해주는 아이들 내가 선택한 아이들. 아프고 피부병도 옮기는 막내 때문에 나의 온몸이 피딱지이지만

 

화나지 않는다.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정말 미웠겠지. 오빠만 빼고...

 

이젠 완전히 다른 사람인데

그래도 내가 기억하는 오빠가 내 마음에 있어서 다행이다.

 

현실의 오빠는 이제 없지만

영원히 과거로 남아있을수있어서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것이 중요했구나

 

나에게 온 축복의 시간들이 여전히 내 기억에 있다

따뜻했던 시간

마음

 

나는 망가져버렸지만

 

오빠는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손도손 행복하게 잘 살면서 모든 상처를 잊었으면 좋겠다. 

 

나는 평생 내 상처를 가지고 꾸역꾸역 살기로 결심했다. 

 

나는 지금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에 놓인 듯 하다

나 혼자 무엇을 결정하기엔 딸린 고양이들과 텅빈 지갑과 아픈 속과 복잡한 머리와 인간에 대한 싫음과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눌러앉힌다.

 

어떤 해결고리도 찾을 수가 없다.

 

사면초가라고 누가 그랬다.

 

정말 그렇다.

 

일을 그만두고 싶다 오르지도 않는 월급에 과도한 충성 더이상 힘들다

 

인천에서 서울을 출퇴근하는 일에 한계를 느낀다

 

막내가 살이 쪄야 하는데, 나때문에 12시간을 넘게 굶는다

 

자율급식은 니니와 단비때문에 절대로 할수가 없다

 

막내가 면역력이 약해져서 내 몸에도 링웜을 다 옮겼다. 

 

일을 그만 두거나 흑석동에서 가까우면서도 고양이 4마리가 머물만한 집을 구해야한다

 

하지만 나에겐 빚만 있다.

 

더 이상 돈을 구할 방도도 없고 사람들에게 모든 신뢰도 잃었다.

 

나는 아무 해결 방안이 없다.

 

이럴때 죽는 것이다 사람은 그런데 나는 고양이들때문에 죽을수가 없다.

 

그것이 너무나 괴롭다

 

그들을 20살까지 살려야한다는 목표가 있다.

 

나는 약이 너무 안맞는다. 나른하고 위가 아프다. 

그런데 안먹으면 너무 힘들다.

 

나는 맛있는 해산물을 먹고 싶지만 돈이 없다 같이 먹을 사람도 없다.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촌스러운 입맛을 가졌다고 밖에 설명이 안된다. 

 

나는 정말 비린맛을 사랑한다. 오빠와는 참 식성이 잘 맞았었는데, 그마저도, 오빠돈으로 먹으니까 가능했던 것이다.

 

나 혼자 그 많은 회와 해산물과 사케를 먹을 돈은 전혀 없었다 오빠덕에 해본게 정말 많다.

 

 

나는 아무것도 할수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너무나 무력하고 힘이 든다.

 

정말 무력하다.

 

 

즐거운 일이 단 한가지라도 내게 일어난다면...

 

단비는 오늘도 귀엽다.

그게 전부이다.

 

고양이 식량창고를 월급을 털어 꽉 채워놓았다. 그리고 나의 냉장고는 텅 비어버렸다.

 

삶이 두렵고 무섭다. 돈은 어떻게 모으는 거지. 나는 어떻게 뭘믿고 살아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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