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마음챙김의 시를 읽다가

misfortune4 2020. 10. 16. 17:03

류시화의 새로운 번역시집 '마음챙김의 시'를 보다가

사람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아는 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맞아 이게 내 마음이야라고 알아차리는 것은

내 마음이 오갈데없어 어디에라도 구겨넣고 싶은 건 아닐까 생각했다

한 자아가 쓴 글을 다른 자아를 가진 타인이 읽는다는 건 불편한 일이다

내 낙서장을 누군가 보고 ??? 하는게 정상이다

그러니 뭔가 장치가 필요하다

거리를 두고 비판적으로 볼수있는 장치말이다.

그래서 아무페이지나 열고 문구들을 끄집어내 뒤죽박죽 읽고 메모하거나

목차만 읽거나

베고 자거나

맥락을 무시한 글귀 하나에 꽂혀 그것만 주구장창 매만지며 울거나

그냥 사진을 찍어 활자를 구경하거나

주어를 지워 내 이름 혹은 그의 이름을 가져다붙여가며 감성에 젖거나

해본다

 

작가의 세계에서 확신에 찬것처럼 역겨운 건 없는 일이다

그걸 또 멋들어지게 은유적으로 표현한건 더할수없이 그렇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아무것도 그렇다고 할 수 없어야 나는 그때서야 내 마음을 슬그머니 움직여본다.

 

내가 들어갈수 있겠구나. 거기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