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미움

misfortune4 2021. 2. 6. 11:14

누군가를 미워하면 그 만큼 그 사람과 거리가 멀어진다.

박미선이 비정상회담 나온 예전 영상을 우연히 봤는데, 누군가를 미워하면 자신이 힘들다며, 남편과, 또 자신을 모함한 후배를 용서한 이야기를 했다. 

동의할 수 없었다.

자신이 편하자고 역사를 용서하다니.

박미선은 분명 그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지고 인연이 끊어지는 걸 두려워하거나, 자신의 손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편인 것 같다. 

 

직업과 상관없이 혹은 상관있거나, 내가 그래서 이모양으로 살거나

나와 끊어진 인연들은, 내가 미워하게 된 사건을 가진 사람들이다. 

다시 이어붙여진 경우는 가족밖에 없다. 이것은 피가 얽히고 돈이 얽힌 일이니까 특수관계라 치면

나머지는 별로 없다.

조금 있는 몇 사람들은 미워하는 점과 좋아하는 점이 강도가 비슷하거나 좋아하는 점(포기할 수 없는 점)이 결정적인 변수거나 할 경우이다. 

 

인연이란 건 참 신기하기도 하다. 미움과 굉장히 긴밀하다고 느낀다. 내가 상대를 미워하기 전 비판을 하게 되는데,

그 비판의 요소만 존재할때가지는 괜찮지만, 비판이 미움으로 흐르면, 상대도 그걸 느끼는 모양일까?

왠지 싸늘하고 멀어지고, 약속도 안잡히고, 뭔지 모를 거리두기가 시작됨을 느낀다.

 

코로나는 신이 인간을 미워하기 시작했다는 징조이다.

 

이제 신과 화해할것인지 아닌지는 인간에게 달려 있다.

 

금요일엔 이런 인연에 대한 나의 선택, 감정들로 마음이 괴로웠다.

 

사람들이 나를 떠나는 것이 두렵지만 나는 대부분, 내가 떠나가도록 원인제공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견딜 수 없는 비판지점이 흘러넘처 그들을 미워하기 시작했을때부터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관계가 단절된 한 사람만 내가 미워해본적이 없는 사람이다.

 

 

오빠가 먼저 나를 미워하기 시작하여 나로부터 도망쳤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미움의 시점도 내가 제공한것이니, 나는 이것으로부터 피할 수 없다.

 

 

 

누군가 나를 미워하도록 만드는 것 역시 나의 특기였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나의 어떤점을 미워하는지 알게된 경우도 있고, 고의였던 적도 있다. 하지만 결단코 전자가 훨씬 많다. 나는 늘 왕따에 외로운 사람임을 자초했기도 했고, 누군가가 딱히 좋아할 유형은 아니었으니까.

 

 

나랑 맞고 안맞고의 본성은 있겠으나 결론적으로 인연은 키워가거나 죽이는 것이고, 내 가치관에 대한 것이고, 결국 나를 완성하기 위해 내가 관계속에서 선택하는 과정이다. 내가 거부하지만 계속 들어오거나, 내가 인정하려하지만 계속 거부한 사람들이 있었던 나이가 지나고, 내가 나를 보다 객관화하게 된 나이가 되다보니, 좀 알것도 같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겠는 것 훨씬 많다. 나로부터 도망친 그의 본심같은 것은 대체 뭐였을까.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지점을 파악하고 나면 그 사람을 아는 것이 편리해진다. 

 

나는 사실 인연을 믿지 않는다 아니 않게 되었다. 바로 그로 인해. 

 

우리는 확실히 인연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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