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고양이어서 다행이다

misfortune4 2021. 11. 18. 00:34

한 남자 아주 작고 땅땅한

도베르만을 키웠었다

아이는 병이 생겨 세상을 등졌다

남자는 힘들었고 모로코로 떠났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고

공격성때문에 수번의 파양을 당한 한 도베르만 아이를 보고

운명으로 느껴져 입양하였다

 

정읍에 거쳐를 잡았다

아무도 없는 곳

짖음도 심하고 공격성도 심한 아이를 위해

이웃과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남자는 감자농사를 지었다

 

넓은 시골집에 남자와 비앙카뿐이다

남자와 비앙카는 같이 잠을 자고 밥을 먹는다

남자가 농사를 지러나간 날이면

아이는 미친듯이 짖는다

분리불안

 

남자가 강형욱훈련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미 아이는 훈련사를 거쳐갔다

목에 전기충격기도 달았었고

수많은 방문 훈련사들을 거쳤으나

아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강형욱 훈련사는 

아이가

외로움에서 비롯된 공격성이라고 했다

 

도베르만은 주인의 감정을 그대로 복사한다고 했다

그만큼 충성심이 강한 아이라고 했다

 

남자는 연고가 없는 정읍에 왔고

이웃도 없고 친구도 없다

비앙카를 산책시킬때 가끔 동네개들을 마주치면 비앙카는 아주 친절했다

하지만 기회가 많지는 않은듯 보인다

 

남자는 외로웠고

비앙카도 그의 외로움을 학습했다

 

강형욱은 비앙카의 친구가 되어주고

그리고 더 많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친구가 된다면

아이는 나아질것이라고 했다

 

비앙카는 외로움에서 비롯된 공격성 

 

나 역시 외로움에서 비롯된 공격성

 

나에게 잠재된 혹은 지하철 원룸 등에서 이웃과 벌이는 공격성

외로움에서 비롯된 공격성이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리고 우리 고양이들도 그것을 안다

고양이들은 강아지와는 달라서

내가 그러면 모두 도망가지

강아지처럼 나를 지켜내며 짖지 않는다

정말 다행인일이다

아무도 나를 지키고 내 감정을 복사하지 않아서

나와같이 타인을 공격하지 않아서

나의 외로움과 상관이 없어서

고양이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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