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벼랑끝

misfortune4 2023. 12. 7. 09:32

죽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 가슴을 찌르고 싶다

나는 고통스럽고 울부짖고 싶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스티커 떼는 소리와 바코드 찍는 소리를 들으며

하루하루 맘을 졸여야 한다

 

나는 죽고 싶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길은 죽는 것 뿐이다

 

하지만 나는 죽지 못하고 있다

살려는 본능이 아직 남아있는듯 하다

왜 그럴까 그런 본능은 어떻게 없앨 수 있는 것일까

 

나는 모든 것을 그만 두고 싶다

 

나는 그냥 발가벗겨져 태어난 아기처럼 무의 상태로 가고 싶다

 

원죄처럼 태어나 꾸역꾸역 살으라는 명령은 누가 한걸까

 

나를 아무이유없이 태어나게 한 사람 두명은, 대한민국 70년대 자본주의와 결혼제도에 따라 그저 행했을 뿐이다

사람이 그저 사회의 다수의 룰을 따르면

불행한 일들은 반드시 일어난다

 

사람이 진정으로 원해서 진취적으로 하는 일에서도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만

그것은 전자만큼 공허하지 않다

 

원하지도 않았는데 불행이 일어난것과

강렬히 원했지만 불행해진 것과

무엇이 더 견딜만한지는

 

너무 명확하다

 

나는 한국이 힘들고 자본주의도 경쟁도 비정규직도 급여차이도 불공정도 불합리도 이기주의도 적당주의도 수동주의도 

너무 힘들다

 

나는 이런 사회에서 살 힘이 더 없는 것 같다

 

좋은 사람은 이미 그들끼리 잘 살고 있고

좋은 사람보다는 욕망에 따르는 사람들만 그득한 곳에 나는 그냥 던져져있다 아니 내가 그냥 들어갔다 좋은 사람들 무리에 낄수는 없었다 두려웠고 부자연스러웠고 긴장되었다 그들의 기준에 들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것이라고 거의 확신했다 나는 멍청한 겁장이였으니까

 

 

내가 죽지 못하니까

사람들이 다 뒤졌으면 좋겠는데

그러는 것보다는 내가 혼자 죽는게 백천배는 나으니까

 

나는 고양이들과 죽을 방법을 모의중이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전혀 죽을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것이 나의 문제이며 내가 선택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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