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비오는 식목일

misfortune4 2017. 4. 5. 20:41



6시에 동트고 잠들어서 7시반에 일어나 출근해서

종일 뛰어다니고 교육하고 선생님들 어깨 마사지까지 했는데

이제서야 숨돌리는데 하나도 안졸린 내 몸은 그냥 변태인가?

드디어 미친거구나. 

요새 부쩍 혼잣말이 많아져서 좀 놀란다.

근데 혼자 다니면서 이어폰꼽고 전화하는사람들이 많아서

예전보다 티는 잘 안난다.

나는 계속 혼자말하고 있다.

근데 혼잣말이라도 안하는것보단 하는게 정신건강에 낫겠다고 생각한다.


롯데월드몰 불꽃놀이를 잠실역에서 집에 가는길에 앞뒤인파에 꼼짝없이 막혀

바로 아래서 그 휘황찬란한 걸 반강제로 보았다. 거기 앞뒤사람한테 낑겨서 저 집에 가야되여 비켜주세여 라고 말하는건

아예 불가능한상황. 서로 밀고 욕하고 소리지르고 장난도 아니었다.

그 기다란 건물 외벽에서 발생하는 불꽃들이 신기했다. 

롯데라는 거대한 용이 불구덩이에서 나와 용솟음을 치면서 용트림을 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한마리이나 또 한마리가 아닌 것 같았다. 

어마한 빛이 뿜어지고 쪼개져 반짝이며 떨어져 눈이 부시자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모두가 핸드폰을 들고 동영상을 찍는데 나는 그럴 힘도 없었고

그저 난생처음본 광경에 환호성을 치면서도 얼굴엔 자꾸 눈물이 차올랐다.

눈물이 차오르자 눈이 맑아졌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아름다운 걸 보면 웃음지며 눈물이 맺히는 걸 본적이 있다.

저걸 왜 곧이곧대로 느끼지 못할까.

그들이 살아온 삶이 억지스럽다고 느꼈다. 현실과 상반되는 듯한 그 눈물이 

요구하는 감정은 어쩌면 모두가 아는 그것이다. 하지만 그런 젖은 눈들을 보는 일은 힘들었다. 

자신이 포기해버리고는 눈물짓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제 그 어른이 되었다. 

나도 모르게 찬란해서 더 슬픈 그 유치찬란한 감정을 누리고 있음을 느낄때쯤

감정을 추스렸다.

그리고 그냥 어린아이처럼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했다.

키야. 와아. 오오-

모든 현상에 내 감정을 섞지 않을거다. 

그런식으로 날 위무하며 세상의 원리와 그 물체의 조성된 배경과 원리를 오류속에 둔채

삶을 긍정할 마음이 내게는 없다.


몸의 붓기가 가라앉지 않는다.

이대로 통통한 내가 되려나보다

굶으며 야근을 하는건 내게 거의 불가능하다


이번주와 다음주가 고비이다.

기도해야하는데

내 자신을 위해 기도할려고 치면 낯이 심히 간지럽고

힘이 든다.

그래서 그냥 잠들곤 한다.

그런데 기도해야한다.

간절하지 않든 하든. 상관없이

그걸 말로 하는 일은 중요하다.


사랑하기로 결정했으면

사랑한다고 말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듯이.


나의 관념을 

다 놓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아예 다른 뇌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행복했던 인생의 짧은 시간을 지워내고 싶기도 하다.


대비되는 시간들이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나를 살게할때도 있지만

날 절망시킬때가 더 크다.


그것과 분리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아니면 그것과 다시 하나가 되거나.


그런말을 듣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들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그것을 들은 만큼 사실을 확인한 만큼 또 돌아가야하는 것이 버겁고

발목에 돌을 찬 죄수처럼 느껴졌다.


이만큼도 수없이 좌절하며 겨우 왔는데 다시 시작하라는 주문처럼 ..... 


나는 포기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인생에서 알아야할 유일한 한가지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필요한지는 이미 알고 있고, 어느정도는 포기했다. 

다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삶은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잘못된 방식으로 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일거다


나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잘못된 일도 많이 했다.


나의 결점과 과오들이 나를 지금에 살게 하고 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더못할것같다고 느낀적은 있었다.


있었다. 


추운 비오는 날이면 자동차소리가 유독 기분좋게 들린다.

오빠가 힘든 일을 마치고 나에게 와 뜨거운물에 샤워를 하고 

함께 향좋은 에디오피아 원두를 내려 마시며

포송한 이불에 쌓여 안고 있고 싶다. 

아니 그 풍경에 꼭 내가 없어도 좋겠다.


오빠가 그렇게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나도 더불어 행복해질 것 같다. 


오빠를 보면 마음이 무겁고 벅차오른다.

그의 경계심가득한 눈초리를 보면 마음에 돌을 맞는 기분이 든다.

그가 조금이라도 웃는 눈초리를 하면 내 마음은 탁 트이는 것 같다.


오늘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괜찮다. 무엇이라도.

그게 당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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