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새벽친구 풀벌레

misfortune4 2017. 8. 27. 10:29



일을 하러 나가지 못한 토요일...

 

눈을 뜨니 이미 오후 4시.

꿈을 수십가지 꾸어서 머리가 깨질지경이었다.

 

사실 아예 자기로 결정하고 금욜도 새벽 4시넘어서까지 버틴이유도 있고

중간중간 깨다가도 억지로 눈을 감기도 했던 것 같다

 

모두가 내가 먼저 연락 해야만 답을 하는 사람들

먼저 뭐해?라며 말을 걸어줄 친구는 내게 없다

 

이런날은 그런 사실조차 허무하게 느껴진다

 

내가 한달을 연락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나

먼저연락하던 애가...

라고 생각할뿐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사람은 길들여지는 동물인 것이다

자신이 편한 쪽으로만....

 

리치몬드 제과점에서 허기를 때울 빵을 산게 전부고

 

종일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작정한 사람처럼

 

내가 할 수있는 건 지금 아무것도 없다

 

누구도 보고싶지 않고

어떤 와인도 지금은 먹고싶지 않고

어떤 티비라도 사람목소릴 듣고 싶지 않고

사람 타인의 존재감자체를 느끼고 싶지가 않았다

빵사서 오는 길을 시끄럽게 우다다다다 달리는 애를 그대로 내비두는 여자를 계속 째려보았다

마음한편은 저여자가 애를 얼마나 집에 가두어놓고 안놀아줬으면

동네 슈퍼갔다오면서도 애가 저리 해맑은 표정으로 저렇게 시끄럽게 난리를 칠까 싶었다.

 

개 똘아이 남자들을 키워낸 건 엄마들이다

자기가 똘아인지 모르고 크게 만든 것도 아들아들 하며 자기에게 없는 성기를 단 집안의 남성을 이상하게 애착하고

사회의 상식의 철학의 윤리의 기준이 아닌 자기가 살아온 대로 길들인 엄마들의 욕심이자 모성이라는 면죄부같은 것에 기댄

자식외에는 무지하기로 결정한 맹목성의 결과이다.

 

.

 

남자도 싫지만 저런 남자를 만든 여자가 가진 모성이 더 싫다.

 

집에서 줄줄빨고 뭔갈 계속 자기의 개똥철학으로 키워대며 쓰다듬는 여자들이 더 토나온다

 

여자애들이 어려서부터 인형놀이를 괜히하겠니?

전쟁즐기는 남자들이 총놀이 하는 거만 나쁜거야?

응 ???? 더 무서운건 진짜 근본적인 건 애가 울면 총을 사주는 엄마 아냐?

 

 

이자혜 사건에 대한 책이 나와 읽었고

실비아 플러스 시전집을 뒤척였다

여자들은 확실히 미친 구석이 남자보다 훨씬 다분하다만

그 논리또한 훨씬 과격하다

양효실이 쓴 강간에 대한 글에 충격과 통쾌함을 느꼈다.


-애드리언 리치의 강간.

강간과 섹스의 경계

남자가해자와 여성피해자라는 구도의 무너짐

성적주체로서의 남성은 강간과 섹스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구분할 필요를 못느끼는 것이 여성의 이에 대한 다양한 발화를 힘들게 한다.

전세계 남자들 머리속에 박힌 프로이트의 유혹이론

강간의 원인은 여성의 유혹성

포르노는 여성이 성적 폭력과 학대를 원한다는 문화적 약호

여자는 자신의 환상을 실험하고자 낯모르는 사내를 자극한다

아버지와 남편들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순수한" 여성만을 보호한다 그러므로 이런 당신은 보호할 대상자가 아니다

성폭행을 경찰에 신고한 당신은 무고죄로 감옥에 가거나

정신이상으로 정신병원에 보내진다


-비르지니 데팡트의 강간이론

비르지니는 매춘을 일삼으며 펑크록과 포르노잡지에 글을 쓴 프랑스작가.

킹콩걸. 포르노 배우와 창녀의 묻지마살인과 섹스에 탐닉하는 이야기. 주류에서 소외된 참하지못한 여자들. 여성성에 있어서 영원히 프롤레타리아.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쪽보다 욕망하는 쪽을 택함. 섹스를 좋아하는 창녀.

비르지니는 가난했던 열일곱살에 부르주아 남성들에게 강간을 당한다

그러나 그 여자아이들은 화려한 머리색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아무생각없이 잘난 남자들의 차에 올라탔기 때문에 강간이 아니다

흡사 매춘부나 다름없는 애들에게 한 성폭력은 더 이상 강간이 아니다. 경찰에 신고는 불가능하다. 강간을 당한 후 용납되는 태도는 폭력을 자신에게 되돌리는 것. 살을 20키로정도 찌운다든지. 어짜피 몸을 버렸으므로 매춘에 나선다던지. 아예 욕망을 포기한다던지.

비르지니는 여전히 그순간에 대한 자기 혐오를 한다

그 순간 작은 칼로도 위협을 가하지 못하고 폭력을 그대로 받아들인 자신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

비르지니는 강간을 통해 어떤 교훈도 얻지 않았다

거리와 바깥을 떠돌던 비르지니는 미국 페미니스트인 파야의 다음과 같은 글을 읽는다

그것은 피할 수없는 위험이다

그러니까 여자들이 집에서 나와 자유롭게 활보하기 원한다면 감수해야할 위험이다

그런일을 당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라 툭툭털고 잊어라

그게 그렇게 두려우면 엄마곁에 찰싹 붙어서 손톱손질이나 열중하라

미사여구를 늘어놓는대신 강간의 결과와 반향을 평가절하해라

절대적 악몽이라느니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끌어안고 가야할 대상.

연약한 보살핌이 필요한 유약한 존재로서의 여성을 정당화하는 가부장제의 이데올로기이건 페미니즘이 재전유한 여성성이건 

여성성은 여성을 강간프로그램의 희생자로 환원시키는 축을 이룬다

여성성을 회복하는 것 즉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하기 힘든 존재로 만드는 것이 강간의 음모다 

여성은 강간을 겪으면서 여성이 된다. 길들여진다.

"나의 강간에 대해 진실로 말하려면 이런 강간에 대한 판타지를 통과해내야 한다"

비르지니의 전략은 여성성의 해체다

섹스를 좋아하는 창녀가 되는것보다 자신의 무력함 타인의 우월함을 즐기도록 여성의 성을 규정해 놓은 문화적 장치

여성의 마조히즘 경향은 계산된 문화적 제도에 의한 것

비르지니는 '베즈무아'라는 소설에서 여성성을 거부하는 여성들 

밑바닥의 여성들. 죽여도 되는 여성들 강간당할수없는 여성들

창녀들이 부르주아 여성을 위한 여성성을 거부하면서 살인과 섹스를 저지르는 이야기

"덜 예쁘게 차려입고 덜 상냥하게 굴기는 했지만 어쨌든 나는 다시 차를 세웠다"

 

긍적적 패미니즘은 긍정적 여성이미지 제시를 통해 가부장제와 겹쳐지거나 공모하게된다

긍정적 여성성. 정숙한. 희생적인. 따뜻한 가치. 단일하고 통일된 가치. 본질요구하면서 남성정체성과 똑같은 구조를 가지게 됨

강간은 "순결한" 여성의 몸을 더럽히는 이데올로기적 폭력이라는 점에서 예외적인 폭력이다. 결국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반복. 확장

비르지니는 성적쾌락을. 조신한 여자들은 돌아다니지 않는 비깥을 포기하지 않기를 원한다

강간이란 그런 위반적 여성이 감당해야할 재해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거리에 사는 여자들. 집에 들어가지 않는 여자들.

"거짓말을 하고 집으로 돌아갈" 여자들의 악순환의 회로를 끊는 급진적 여자들은 피해서사를 거부할 것이다

그녀들은 아예 피해자 서사를 쓰지 않을 것이다

욕망하는 여자들은 가부장제가 일으키는 강간을 인정수신거부해야한다

'몸에 씻을수없는 상처를 남긴다' 같은 문장을 수신거부해야한다

 

양효실은 이 마지막에

이런 급진적 강간이론에 대해 우리는 부정적인 경험으로부터 좀더 가벼워질수도 혹은 더 화가날수있을 것이라고 썼다

 

나는

전자이다. 예상대로

 

예전 사건이 떠오른다. 영화 웹진 사기꾼과 미친년인지 뭔지 알수없는 애정결핍증을 남발하는 행동으로 남자를 유혹해놓고는 질질짜는 양면성의 한가운데 놓였던 스무살 여자애를 두고 사건 한가운데 몰린 나. 정신분열증 환자에 가까운 그 아이의 진술에 대해 법은 남자의 편에 섰고 나역시 그랬다. 남자는 찌질한 끝판왕에 허세만 쩐 한심한 부류였다면 여자는 토나오는 의식과 행동의 불일치로 남들의 당황을 유도하면서 결과적으로 피해자 코스프레가 가능한 그 어린나이에 그런 본능을 어디서 배운것인지 알기 어려운... 그냥 결과적인 건가 싶을 정도로..

 

어쨌든 깊은 죄의식에 빠져 자살을 실패하고

그로 인해 맛보게된 밤의 세계

 

 

뜬금없이 유흥업소라는 곳이 얼마나 남자들이 여자를 이해하는데

안좋은 영향을 주는지 느낀다

그곳이 또다른 가부장제를 실현한

혹은 더 나은 남성현실을 재현한 판타지 같은 곳이라고.

돈내면 마음대로 여자를 데리고 놀고 가진것처럼 마치 게임아이템 사듯. 잠도잘수있다는 것이 말이다.

자신을 자극하는 여자들 투성이다

남자들에게 이렇게 한번 박힌 의식이 업소가 아닌 곳에서 영향을 주지 말라는 법은 없다.

결과적으로 이 일에 일조한 한심하고 정신나간 도구였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겠지만

나로선 이 일을 통해 오빠를 만났기 때문에

그 모든 부정적 경험이 치유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것처럼 남자들은 무섭다기보다는

대체로 찌질했고

겁이 많았고

여자를 돈주고 사는게 굉장한것처럼 굴었으나

우리들 입장에선 오늘 얼마를 벌었냐가 더 관건이었고

진상을 떠는 인간보다는 파트너를 매번 바꿔대며 간을 보는 놈이

더 재수없는 놈이었던 것 같다

폭력을 휘둘러봤자 술의 힘에 빌린 것 뿐이어서

큰 위력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화장실에 끌려간건지 따라간건지

2차를 끌려간건지 나가고 싶어 끼를 부린건지

우리는 서로 아무것도 모른다

남자친구와 해어져서 홧김에 나오거나

성추행당해서 나온애들은

하루나 일주일을 못버티고 안나온다

........

 

잠이 올리없어

새벽은

 

우리가 그렇게

보낸 밤들이

있으니

 

모두가 억척같이

잘 살고 있을터

 

이렇게 망가진 나만을 제외하고는....

나는 너무 나약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

 

 

환상을 만들어내면서부터일까

 

사람이 너무 싫어진때부터겠지?

 

나는 왜이렇게 사람이 싫을까

 

뼛속까지 인간이 싫다

인간적인 모든걸 다 파내버리고

저 풀벌레가 되고 싶다

 

해가떠오면 울기를 멈추는

저 아이의 배려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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