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팔

misfortune4 2018. 5. 5. 06:35

정확히 2주가 지났다.

왼쪽팔의 신경이 죽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지

 

중앙대 다니면서 50번째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나

한강 앞 육교위에서 불빛들의 움직임속에 황홀감을 느끼며 그 생각을 하는건 처음이었다

 

내가 밖으로 몸을 반 접어 육교를 꺾자

육교가 마치 기울어지는 것 같았다

이대로 같이 추락할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눈앞이 자극적으로 화려하여 취할정도로 짜릿했다

도둑질에 양심이 들어오지 않는 1초보다도 더

 

육교를 내려와 한강변을 보자 유람선이 지나간다

누가 도도하다고 썼지만

지금에서야 글로 쓰려니 생각나는 걸 보니

그 시인은 가짜다

 

그 물들은 그냥 그저 그랬고

너무나 당연히 많은 이가 보다 확 그냥 저기에 빠져 죽을 생각을 했을거다

 

진짜 죽은 사람들에게도 실은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직장에서의 장미는 정말 별로이다

그 경직성과 아픈 방어막을 참아내느라 자꾸 쓸데없는 말을

남발하며 실없이 웃어댄다. 미친년같이.

오빠앞에서도 실은 비슷하다

 

 

더 정색하고

더 무섭게하고

 

상대가 나한테 그러는데

 

내가 똑같이 한다면

 

그들보다 더 잘할 자신은 없다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그 후 버텨낼 자신이 두렵다

 

마음을 돌쇠같이 보이려는 자들이 힘들지만

 

그들이 부드러운 태도였을 때를 기억해내고자 애쓴다

 

상처를 받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다가 무서워진

사람들을 안으면

 

딱딱하기도 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절망감도 들다가

 

조금이라도 어깨가 누그러지려는 찰나

 

등을 잠시 토닥여본다

 

금새 몸을 빼낸다

 

안다 하고 눈을 본다

 

나도 힘들어 하지만

포기하고싶지 않아

 

여리고 부드러워

더러운 이들에게 상처받은 것이라고

굳게 믿어버린 어린아이의 마음을

포기하긴 이르다

 

나도 어리숙할때

누군가 기다려준다

 

그리고

 

딱딱하다고

세고 크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할때

 

너는 아름답지 않을수도 있다고

 

누군가 말해주길 기다렸다

 

팔이 아픈건

세지 못해서일까

 

편안하게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배겟잎을 적시고 적막속에 꺽꺽대는 게 싫고 두려워서

일수도 있다

 

성인이 되고

늙은이가 되어

 

이상한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되면

 

내 죽음도 정말 이해받지 못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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