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오빠와 치료

misfortune4 2018. 12. 9. 13:40

오빠와 영원히 단 하루도 같이 할 수 없다는

명제가

 

나의 삶을 살도록 했다.

 

그러나 그건 처음이 아니었다.

 

나는 불가능한 명제에 언제나 매달렸고

 

시달림을 가장해 살아나갔다

 

엄마에게 체득한 것일까

 

고통이 삶의 근원이어야 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통 때문에 얻은 병을 치료한다고

병원을 다니고 있다

 

이제야 정상의 힘으로 살아보고 싶었던 것이다

 

나이 마흔넘어 괜찮겠나 싶으면서도

마지막 기회같았다

 

나에게 정상적인 긍정적인 에너지가 과연 남아 있는 것일까

 

아니 약으로 얻은 효과는 진짜일까 가짜일까

 

오빠는 끌어들이지말자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

 

평생을 같이 하고 싶어 처음으로 욕심낸 사람

늘 안되는 남자만 만났고

안갖고 싶은 마음을-사랑하지 않지만 섹스는 할수있는-

잘 유지해오다

처음으로 내 가치관을 무너뜨린 사람

 

그는 정말 아무 잘못이 없고

그의 인생에 흠을 내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간 억눌려온 내 마음이 터져버렸다

내가 누르며 살아온 마음이 오빠에 대한 진심때문에

열려버렸다

 

처음으로 사람을 욕망해보았다. 잠깐의 섹스의 순간이 아닌

삶의 평온한 일상에서. 미래의 그림에서.

인생의 영역에서.

 

.

약은 나에게 지금을 진짜로 제대로 살라고 하는 것 같다.

그 효과의 근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가 그리 중요할 것같진 않다.

결과가 중요한 일이다. 치료에 대해서는.

 

오빠와 누리고픈 삶을 포기하는 일이 견디기 힘들었다.

 

아무도 갖고 싶지 않고, 밝히기만 하는 남자들이 역겨워서

나를 고통스럽게 하던 것과는 방향이 다른 고통이었고

크기도 폭도 달랐다. ...

 

그래서 여전히 소망하기로 했다.

 

고통스럽지 않은 소망하나를 만들기로 했다.

 

기약이 없으나

고통도 없는

 

현실의 불가역성을 알고도 오롯이 존재하는 소망하나

를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나만의

노력은 아니다

 

그가 진심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주었고

이런 나의 일부를 받아주었기에

고통을 감당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의 사랑은 서로를 헤치지 않고도

윤리를 어긋나지 않고도

 

계속 진행할 것임을

나는

알고 있다

 

누구 하나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스러움을 잃지만 않는다면......

'그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연말... 생일...내년은?  (0) 2018.12.31
쉬는 법을 잃어버린 나에게..  (0) 2018.12.19
사람을 지치게 하는 사람들  (0) 2018.11.19
공의  (0) 2018.11.01
자신이 타인의 이웃이 됨으로써만  (0) 2018.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