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5/27 비오는 월요일 아침

misfortune4 2019. 5. 27. 08:48




고양이와 종일 같이 있으면 꼭 혼내거나 싸움을 한다 역시 적절한 거리와 시간

내가 계속 오빠를 사랑하게 만드는 오빠의 전략?



금요일은 소요리에서 오마카세를 먹었는데,

오빠가 너무 빨리 취했고, 빨리 가야한다고 그래서

솔직히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뭐가 맛있었는지, 그 맛은 어땠는지

그저 담배피러 나왔을 때

오빠가 흐린 소라색 바지와, 흰 티셔츠와 깔맞춘 흰 운동화를 입고 있어서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

앉아있을 땐 몰랐잖아, 힝. 같은 억울한 감정

볼 시간이 몇십분 남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이쁜 오빠를 이제서야 제대로 보다니

억울했던 것

담배피던 우리 앞에 어떤 차가 주차를 해서

우리는 갑갑해 했다는 것

내가 바닥에 꽁초를 버리자, 오빠가 여기다 버리지 마세요 하고는 재떨이에 옮겨준 것

내가 담배피다 뽀뽀한 것

차에서 킁킁 냄새맡으니 오빠가 약간 웃은 것 

그틈을 타 내가 기습키슬 한 것

오빠가 뻘쭘해한 것

그리고 약간 취했을 그가 언제나처럼 우리가 헤어지는 청담역에서 손을 흔들어준 것

우린 너무 빨리 헤어져야 한다는 것

우린 보자마자 헤어져야 한다는 것

얼굴 기운과 냄새를 겨우 뇌 속에 넣을 때쯤 손을 흔들어야 한다는 것

도대체 우리는 그 비싼 돈을 주고 음식의 언저리만 갔다온거야

아 정말 부드럽다 정말 좋다라는 느낌 말고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사케가 맛있었다 아니 우리는 취하고 싶었던 걸까




-


버스와 지하철을 진심으로 그만타고 싶어 운전면허 학원을 검색했다

하지만 길냥이출신 두마리도 컨트롤이 어려운데

술을 마셔야 움직일 힘이 나는데

나는 운전 능력을 가져도 괜찮은걸까 

 

 

버스를 타자마자 SG워너비 비슷한 노래가 나왔고 무선이어폰을 끼기까지의 10-20초가 너무도 길게 느껴졌다

단 일초도 참기힘든 노래들을 트는 버스와 택시의 운전자 취향권력

나는 이런것으로부터 언제쯤 탈출할수있을까 

 

이어폰을 키지마자 샹송리스트를 다행이 바로 접속할수있었다.

음원지옥 대중감옥 멜론 네이버를 모두 해지했고

Applemusic만으로 정착했다.

한국말을 단 1초도 듣고 싶지 않은 순간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나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내 곁에 없는 대부분의 시간에

해석가능한 텍스트를 입력받고 싶지 않았다

말을 하지 않는 노래는 재즈와 클래식 샹송같은 월드뮤직

소리. 음정. 박자. 감정. 그런것만 나를 위로한다. 

 

 

- 

 

내가 잠들면 단비와 먼로는 물어뜯고 이상한 놀이를 한다.

먼로가 오기 전에 단비는 저러지 않았다.

고양이들의 세계를 찾은 것이 달갑지 않다.

단비가 먼로의 깝침? 에 처음엔 무관심하다 이젠 응대하고 같이 뒹굴고 야생적으로 굴때  속상하고 섭섭했다. 

 


먼로는 내가 있을땐 거의 자거나 자는척을 하고

내가 잠들면 귀신같이 기어나와 야생본능을 발산한다.

자는 척 하다가 진짜 잠드는 모습을 하루 종일 보면서 귀엽다기 보다는 안쓰러웠고

그러다가 문득 밉기도 했다.

밤이 되어 내가 잠들면 얼마나 요동을 부리려고....  

 

먼로는 리얼 백프로 야행성이다.

먼로는 케이지분리를 끝낸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패턴이 같다. 

밤이 오면 온 방을 다 뒤집어놓고 화장실 모래 덮는 것도 매우 거칠게 하며

장난감을 온 구석에 다 펼쳐넣고-심지어 샤워실에 까지- 단비를 괴롭힌다.

 

나는 그걸 고쳐보고려고 주말 내내 낮에 놀아주려 잠든 애를 깨워보았다. 

낮에 거의 자지 않는 단비와 일부러 시끄럽게 카샤카샤를 했다.

하지만 먼로는 힐끗대다가도 내가 보면 다시 눈을 감았다.  

 

먼로가 노는 걸 나역시 자는 척하면서 새벽에 지켜보곤 한다.

실은 오늘은 움직임이 좀 나아지려나, 아까 낮에 혹은 아까 퇴근하여 얼굴과 목과 어깨와 다리를 마사지 해주었고 먼로가 그릉댔고, 그루밍도 해주었고, 치카치카도 해줬는데, 조금은 나아졌을까. 하고.

먼로 눈이 한쪽 없어 그런지 이상한 몸놀림으로 버둥대다 단비에게 대든다.

커튼을 가지고 사냥놀이를 하는데 몸짓이 부자연스러우니 기이하게 비췬다. 

작은 몸을 가진 먼로의 기이한 그림자가 밤마다 내 앞에 펼쳐진다.

우우우우 하는 이상한 소리들와 함께.

그것은 나에게 부정적인 느낌으로 남는다.

먼로가 쉬고있는 단비에게 공격이 점차 심해지자 낮에 2-3시간밖에 자지 못한 단비가 힘들어 한다. 나는 참다 못해 벌떡 일어나 화를 내본다. 

하지만 난 단순히 다그친건 아니었다. 은근히 먼로에게 내 개인적인 감정과 화를 표출했다.  

 

단비를 집냥이로 순화시키는데 많은 고생이 있었고 서로의 상처가 남았음에도 

이제 제법 내 손을 타고 안되는것과 되는 것을 인지했는데 

그 규율을 먼로가 흔들어놓는, 아니 아직 몰라서 저러더라도 나는 화가 났고

이것이 암컷과 수컷 아니 리얼 길냥이와 식당에서 어미와 형제와 자란 냥이의 차이일까하는 생각마저 했다. 

내 생각이 이렇게 차별적으로 흐르고 있었는데 나는 나를 제어하지 않고 있었다. 

(고양이들을 제어하지 못하니 내가 나를 제어하길 포기하다니) 

먼로는 내 혼냄을 약간 주눅이 든채 듣다가 나를 한쪽눈으로 올려다봤다.

무언가 부당하다고 생각해서일까?

그루밍해주고 쓰다듬어주고 주식과 간식챙겨주고 놀아주었지만

그것으로 순화되길 기대하는 건 너무 짧은 생각이었다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뭔가 부딪힘이, 사건사고가 있어야하고 그걸 통해 서로 깨닫는 시간이 중요하다.

싸우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도 있다-그리고 나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서로 다른 개체이며 전혀 다른 이력을 가진 존재가 만나 더 지능이 높고 기능이 우월한 한쪽이 한쪽을 케어해주기로 결정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는 건 인간뿐일지도.

먼로에게 너가 야생성을 못버리고 밤새 이런식으로 놀며 나의 훈육을 거부하고 순화된 단비를 망친다면 나는 너가 학대당했을지도 모르는(목뒤 깊게 패여 털이 안자라는 둥글고 깊은 상처와 눈의 소실상태 엉거주춤걷는 뒷다리. 발견당시 밥자리에서 몇 날을 꼼짝도 안고 서있었던 것은 의사말로는 사람에게 걷어차이고 학대당한 후 캣맘의 밥자리같은 곳에 놓아두었을 수 있다고 했다) 그곳으로 다시 보내질거라고 협박을 했다. 

 

먼로는 겁을 먹었을까. 

사실 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고 있다.

무작정 좋아지길 기다리기엔 단비마저 예전으로 돌아가 날 멀리할까 무서웠다. 

애초에 난 장애묘를 반려할 자격이 부족한 사람은 아니었을까? 

단비가 사람하고 살아본 적이 없어서, 사람보다는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 혼자 있는 걸 힘들어하고 많이 울어서 한 선택인데 

게다가 단비는 내 동생이 왜 장애묘냐고 한번도 투정부린 적도 없는데

다만 행동이 좀 이상하고 굼띈 걸 알고, 놀이할때도 늘 양보하는데 

정말 고양이보다 한참못한 나란 못난 의식의 자아이다 

 

 

 

- 

 

밀치면 자리가 생길거라 믿는 접촉불감증과 안하무인의 뇌

수십 수백명이 탄 곳에서 일이분도 아닌 수십분을 전화와 대화로 떠들어대는 뇌

혼자있을 땐 절대 못하던 게 군중속에서 가능해지는 뇌

잘못인 걸 아니 상식적으로 이상하다는 걸 느끼면서도 따라가는 죄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하지 못한 것을 반추하지 못하는 뇌 

 

 

운전은 ?

운전도 결국 앞뒤옆 차가 있고 늘 그것을 인식해야하고

그래도 그건 부딪히면 사고이니까 이런 불필요한 터치와 신경전을 덜할수있겠지 

 

 

운전하는 그 누군가가 부럽다

그의 차 옆에 탄 사람들은 부럽지 않다

왜냐면 그가 없어지면 바보가 되니까 

 

 

나는 그가 없이도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거다

나는 그 옆에 앉아서 그의 도움으로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되지 않을꺼다 

 

그렇다면, 운전을 못하겠다면, 꿋꿋이 대중교통을 매일매일 싸워가며 눈흘겨가며 

안하무인들 훈계하고 가르쳐가며 타야만 한다

나의 지나친 감각과 꼰대비스무레한 공공의식은 어찌할수가 없다

왠만하면 참는 사람들은, 못배워서 저래 쯧쯧하거나 자신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넘긴다. 그럴까? 화내는 것 또한 무례하고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일지도.

여튼 나는 그런 의식이 생겨나질 않는다

나는 정말이지 비교의식이란 걸 갖을 수가 없는 뇌인것 같다

나보다 잘난사람도 없거니와 나보다 못난사람도 없다

나는 대의를 쫓는 자들이 보면 지극히 사사로운 것에 이끌리는 자이다 

 

나는 너무 사사로운 사람이다 

 

나는 사사로운 것이 중요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