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일지

피부병, 낚시놀이, 그리고 고양이들...

misfortune4 2020. 3. 9. 11:50



먼로가 링웜에 걸렸다

나도 옮았다

온몸이 가렵다

눈위에 상처가 생기고 손에 여기저기 생겼다

약을 바르고 약용목욕을 하자 먼로가 소리를 질렀다

매우 얌전한 먼로이지만 처음왔을때부터 엄살이 매우 심했다

아프면 소리를 지른다 마치 사람처럼 아-! 하고 외마디비명을 지른다

그러다 더 아프면 아~~아~~~ 악~!! 한다.

고양이 맞아?

보통은 왜융왜융 거리면서 하악하악 하면서 도망가는데 말이다.

발가락에 걸렸는데 발가락으로 늘 몸과 목과 귀를 긁어대니 긁은 대마다 옮았다

병원가서 치료하고 약을 받아다가 발라주고 넥카라를 씌워주자

난리가 났다

그렇게 주말을 꼬박 보내고

월요일 새벽 풀러주고

먼로가 제일 좋아하는 피단스튜디오 빗으로 털 빗어주고 마사지 해주니 다시 그릉그릉한다

그러면서 나를 보고 눈을 지그시감았다뜬다


니니는 뛰다가 맨날 넘어지고 내가 만지거나 들어올리거나 낚시놀이해줄때 꼭 이상하게 몸을 뒤틀고 이상하게 뛰어오르고 생 난리를 치다가

아깽이 답게 완전 웃긴자세로 넘어져버린다 아니 꼬꾸라진다는 표현이 더 맞다

보통은 엄마가 미안해라고 하는 경우는 내 다리밑을 지나다니다 내가 꼬리를 밟았을 때밖에 없다

고양이는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는 성격이다

실수하면 괜찮은척 몸을 핥거나 딴데를 본다

얼마나 웃기고 귀여운지 모른다

고양이는 창피한 순간을 태연하게 모면하는 귀여움을 가졌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다는 원인과 결과를 따지지 않는다

고양이는 원망이 없다

그들은 현재가 있다

지금 사랑스럽고 지금 괜찮으면 만사 오케이다

고양이에 대한 속설과 편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양이들을 오해하게 했는지... 막상 키워보지 않으면

그들의 매력을 알리가 없다


이토록 쏘쿨한 고양이들이라니....

내가 미안해서 뭔갈 더 해주면

얘가 오늘 왜이래 하는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하지만 하루에 꼭 해야하는걸 안하면 새벽내내 깨워서라도 얻어낸다

물론 적극적인 성격의 고양이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소극적 성격의 아이들은 삐진 채 주인이 불러도 안오겠지


우리아이들은 그렇지는 않다.


아무리 야근과 회식 후에도 술에 취한채도 낚시대를 흔들어댔지만 어제는 정말 몸이 안좋아 그냥 잠이 들었다

나도 링웜이 옮아 온 몸이 간지럽고 너무 힘이 들었으나 병원도 가지 못했다


그랬더니 새벽 2시부터 나를 물고 뜯고 머리카락을 입에 물고 나를 강제기상시켰다.


그래서 결국 쥐돌이 놀이를 하고 간식을 주니 아이들이 그제서야 쒸익쒸익 하며 바닥에 앉아 그루밍한다.


욕구만족.


모든 동물에겐 욕구가 만족이 되야 한다.


그래야 평온해진다


그래 엄마가 미안하다


그리고 원하는걸 그렇게 얻어낸 너희들이 대견하다


앞으로도 늘 그렇게 해주길 바래


내가 게을러지면 나를 물어주길 바래. 알겠지?


나는 적극적인 고양이들을 키우고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