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일지

단비의 발톱. 안힘들었으면

misfortune4 2019. 8. 2. 08:37



단비발톱손톱에 내 발톱과 손이 찢겨져 피가났다.

새벽에 나를 깨우면서 내 위를 다니는데 손톱을 세우는거다. 

일어나서 밥을 주는데,

어제 낚시놀이를 조금밖에 못해주고 잠들어서 그랬나보다.

단비는 악착같이 자신의 시간표를 지킨다. 

고양이들은 생각과 달리 매우 규칙적인 동물이다. 

정확한 시간표에 맞춰서 밥을 주고 놀아주고 자고 하는걸 좋아한다.

그리고 대체로 매우 정확한 편이어서,

나는 단비가 들어온 이후로 알람소리때문에 깬 적이 단한번도 없다-알람 노필요

평소 하던대로 하지 않거나 단계를 건너뛰면 금새 알아챈다. 

내가 방학단축근무해도 일이 많아 빨리오진 않지만

그래도 정시퇴근보단 확실히 빨리오니까

단비가 매우 낯설어한다.

조금이라도 빨리오면 우다다 나와서 냥 하며 맞아주는것도 안하고

당황해한다.

그리고 주말내내 내가 집에 있으면 샤워실가서 냥냥댄다.

얘가 샤워하고 나가야 내가 먹고 놀다 자는데,

샤워도 안하고 노트북하고 책읽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쳐다본다. 


여튼 피가 나서... 

한주내내 너무 습하고 몸이 쳐져서

오빠 못본지도 2달이 넘고 너무 힘들어서

아니 여러가지가 쌓여서...

조금 화가나고 울컥했다.

하지만 화를 다시는 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발톱깍기를 가져왔다.

단비는 플라스틱 소리가 나자마자 후다닥 도망갔다.

단비는 세상에서 발톱깍는걸 젤 싫어한다

먼로는 잘 깎는다.


그래서 단비가 깎을때까지 아침(아니새벽)밥을 주지 않았다.

단비는 계속 내 주변을 어슬렁대며 밥을 달라고 했지만

나는 발톱깍기를 손에 쥐고 단비 발을 만졌다.

단비는 온몸으로 저항하며 나를 밟고 도망갔고... 

이 과정은 무려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이나 반복되었다.

나는 발톱 겨우 한개를 이상하게 깎았을 뿐이고 단비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는 신경전이었다.

나는 단비에게 너의 발톱이 나의 발톱신경을 건들여 피가났고

엄마는 너무 아프다.

엄마랑 함께 사는데,

너의 방식을 존중하지만

피해는주지 말자

엄마는 너가 아무의도없이 한 행동인데 아파.

왜냐면 너의 발톱이 집에서 사람과 지내기엔 너무 쓸데없이 길고 날카롭기 때문이야

조금만 자르고 놀자. 

발톱이 필요하다. 몸을 고정하고, 높은데 착지하고 하려면. 나도 안다. 

하지만 사람과 지내기위해, 털이 없는 사람에게는 잘못 누름당하면 많이 아프다.

고양이는 왠만하면 발톱을 숨기지만, 

긴장하는 순간이 되면 여지없이 발톱을 낸다. 

그게 본능이라서 자신의 이성?대로 되진 않는다.

그래서 내가 단비에게 요청했다.

단비는 알아듣는거같았다.

나는 츄르를 주며 안정을 시키면서 유튭에서 본대로 발만 만졌다.

가만있었다. 

됐다. 

이제 6시니 바로 깎이고 밥주고 샤워하고 출근하면 시간이 딱 맞겠다 싶었다. 

젤리를 콕 눌러서 발톱을 쓕 나오게 하려고 하는 찰나 또다시 쭈뼛대더니

귀신같이도망간다. 

단비도 노력하려는데

본능과 고양이적 에너지가 유달리 강한 단비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피하는거같다. 

나는 침울해졌다. 

너무 아파서 피를 닦고 밴드를 붙인 후 조금 화가 나서 밥도 안주고 샤워를 할 채비를 했다.

단비가 쳐다봤다. 무엇보다 먼로가 너무 배고파하고 있었다. 

한숨을 쉬고 대신 이번엔 먼로먼저 캔을 따주었다. 처음으로 먼로에게 밥을 먼저 주었다. 

항상 첫째를 먼저 챙겼기 때문에 단비가 조금은 알아들었겠지. 



많이 힘든 금요일이다 

오빠가 어서 왔으면 좋겠다


단비가 귀엽다

그런데 단비의 발톱이 나에게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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