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일지

단밤이는 마지막 고양이, 아픈 손가락...

misfortune4 2020. 4. 19. 15:38

넷째 단밤이가 많이 아프다

피부곰팡이에 눈꼽에 콧물에 ... 칼리시 판정을 받았다.

처음으로 너무 버거웠다.

아인 너무 말랐고 혼자 많이 먹여야 하는데, 먹보인 단비와 니니가 가만두질 않는다.

방이 하나라도 있는 투룸에 이사를 가야할거같은데, 

여건이 되지 않는다.

단밤이는 수시로 안약을 넣고, 몰래 고칼로리 간식을 먹여야 하고, 하루 두번 15분씩 네블라이져를 해야하고,

휴지를 말아 코끝을 간지럽혀 코를 풀게 해줘야한다. 그리고 식사엔 항생제를 넣어야 한다. 그것도 몰래. 

밥차릴땐 먼로를 제외하고 모두가 밥달라고 난리가 나니까.

유일한 여아인 먼로만이 얌전히 기다리고

수컷들은 서로 밥달라고 쌩난리가 난다.

어찌나 생존욕구가 강한지 모른다. 내가 다 준다는걸 알면서도

서로 먹겠다고 난리가 난다.

두마리에서 세마리는 별로 힘들지 않았는데

넷째인 단밤이는 너무 연약하고 작고, 밀리고, 왕따도 당하고, 맨날 콧물눈물질질에, 누런걸 달고다니고 똥마른것도 달고다니고....  정말 너무 손이 많이간다. 무엇보다 네블라이져할때마다 난리가 난다. 

마대자루 묶여져서 몇일을 있었던 것일까. 아인 가둬지는 것에 트라우마같은 반응을 일으킨다.

너무 안타깝다. 하지만 해야한다. 칼리시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선.

 

전염성이 있다보니 매일 소독을 해줘야한다.

단비는 일반 치석제거용 젤을 발라줘야하고, 먼로는 구내염이 약간 있어서, 구내염용젤을 발라줘야하고,

니니는 닭고기맛나는 치약을 발라줘야 냠냠하면서 얌전해지니까 그거로 닦아주고,

단밤이는 잇몸이 부어있어서, 먼로가 쓰는 젤을 같이 발라준다.

 

출근하면 12시간있다 들어오는 평일은, 단밤이같이 한번이 많이 못먹고 계속 배고픈 아이에겐 힘든 시간일거다.

게다 아직 4개월밖에 안된 아이에다 바이러스감염되어 면역력이 낮은데,

밥도 계속 주지 못해, 내가 떠안은게 정말 잘못한것만 같고, 아이가 잘못될까봐 너무 두렵다.

 

나는 어쩌자고 넷째를 들인것일까 
 
이모양 이꼴로 사는 주제에, 돈도 못버는 주제에, 모아놓은 거 하나 없는 주제에 
 
아이가 오갈데없이 불쌍하고 버려졌고 평소 먹이는 사료에다가 숟가락하나 얹는데 왜 다들 두려워하는지 이해할수 없었었다.
 
나는 정말 제정신이 아닌것같다 요즘 특히... 

 

주제파악이 안되면 몸이 고생한다고 했던가

 

정말 힘든 순간, 잠든 단비 입과 코에 귀를 대고 아이의 숨소리와 채취를 듣고 맡으며

위안을 얻다가 울다가 한다.

단비의 씩씩쌕쌕소리가 나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정말 단비가 없었다면 나는 그 어떤 것도 견디지 못했을꺼다.

 

단비야 너무 사랑해 너무 고마워

식탐만 좀 줄이면 좋겠지만...

날 맨날 깨물고 머리뜯어서 강제기상시키는 것만 덜하면 좋겠지만....

살을 좀만 빼면 좋겠지만...

 

그래도 그런거 다 좋으니

건강하게만 지금처럼만 멋진 고양이로 오래오래 자라주렴

단비가 낮잠을 즐겨자는 곳

 

내가 노트북할때 늘 여기 올라와서 날 본다

 

먼로와 단밤이

 

세상예쁘게 잠든 치즈 니니.  평소엔 심한 에너자이져 ㅠㅠ

 

햇살이 너무 좋았던 토요일. 우리집에서 젤 미묘인 먼로와 니니. 항상 같이 자는 사이^^

 

함께 침대에서 잠든 아이들. 왼쪽부터 단비 단밤 먼로 니니

 

흐린 일요일 아침 우다다 마치고 맘마먹고 같이 누운 아이들

 

'고양이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을 난 아기고양이처럼  (0) 2020.05.29
고양이들하구 집에서 지내는 방법  (0) 2020.04.29
단비의 표정  (0) 2020.03.16
피부병, 낚시놀이, 그리고 고양이들...   (0) 2020.03.09
나의 고양이들에게  (0) 2020.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