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어질 결심.. 뭔 거지같은 기분

misfortune4 2022. 7. 5. 00:31
되게 오랜만에 직장사람들하고 기회가 있어서 극장이란 걸 갔다.
영화보는 사람들이 싫어서 극장도 연례행사가 된지 오래되었다.
나는 대체 사람한테 뭘.
그저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나는 영화는 개인적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고
내가 영화라는 걸 경험한건 극장이 첨이었으니까
어쩌면 나에게 영화는 공공적인 것이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란 걸 직장사람들하고 봤다.
박찬욱 감독은 어쩌면 이리도 봉준호랑 같이 불려짐에도 이리 다를까?
그는 완전히 영화를 잘못이해하고 있는 영화광일지도 모르겠다.
그를 첨 만난건 아트시네마에서 브뉘엘 회고전을 할때였다.
아이처럼 빈 앞좌석에 팔을 올리고 턱을 괸채 흥미있게 지켜보는 뒷모습을 보았다.
그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는 분명히 브뉘엘에 매료된 사람이었다.
헤어질 결심이란 영화는
정말
완전히 영화를 오해한 영화광이 만들어낸 결정체같았다.
겉 껍데기에 완전히 몰두하고 치중하다보면
뭔가가 나오긴 할거다.
그것은 매우 복잡하고 얇고 날카롭고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파편들이다.
나는 그가 영화를 조금도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질 못하겠다.
그는 이미지를 조금도 알지 못한다.
그는 완전히 이미지의 표면에만 몰두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정말이지 아무리 과감한 줌인/줌아웃을 쓴다고 해도
시공간의 층을 과감하게 이어붙인다해도
어떤 눈의 이미지를 좀먹고
어떤 눈을 파멸시킨다 해도
나는 그에게 그 어떤 진심도 느낄수가 없었다
그는 브뉘엘을 히치콕을
조금도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거의 확신했다.
영화를 느낀지는 너무 오래되었지만
박찬욱의 영화가
영화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 잘 알수 있었다.
그 어떤 깊이도 없는
그의 찬란한 복잡한 레이어에
환멸을 느꼈다.
이 영화에 별점 5개를 주는 평론가들에게도
역시
언제나 그렇듯 심한 거부감을 느끼며
1년에 한번 극장을 가는 나도
이게 가짜라는걸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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