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꼭 해보고 싶은 것, 주말의 계획

misfortune4 2022. 10. 21. 16:21

아직도 내게 하고 싶은게 남았나?

즐거운 건 있나?

 

'번개탄'이라고 검색했는데

자살하면 지옥에도 못가고 이생을 떠돌며 외로운 귀신이 된다고 

누가 써놓았다

(자신이 신기가 좀 있다고 했다)

문득 두려워졌다

지금 삶도 이토록 외로운데

귀신이 되서까지 흐느끼며 홀로 살아야 한다니

죽는 것도 쉽지 않겠다

 

삶이 다한다는게 어떤 기분일까

 

하나씩 망가져서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할 때 죽는걸까

그게 최상의 죽음일까

 

그냥 멀쩡하다 싶은데도 죽을수 있을건데

왠지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겐 삶이 숙제로 계속 주어질 것만 같다

 

 

 

꼭 해보고 싶다기보다

죽기 전에 문득 생각날 거 같은 일

왜냐면 못해볼거니까 아마도.

 

강아지 줄매고 아무도 없는 숲속길 함께 산책하기

가끔씩 강아지가 뒤돌아 나와 눈이 마주쳤으면 좋겠다

숲과 나무가 보이는 맑은 창이 있는 지붕있는 집에

푸른 잔디가 있는 마당에(고양이 탈출방지 담벼락이 있어야겠지^^) 

고양이와 강아지가 뒹구는 걸 향좋은 커피를 마시며 구경하고 싶다

오빠와 함께 후지산에 가고 싶다

비박을 하고 싶다

다다미방에서 같이 술도 마시고

온천에서 같이 목욕도 하고

꼭 안고 자고 싶다

거기서 같이

죽고 싶다

 

 

 

그냥 이번 주말에는 실패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나 적어보자

이젠 TV도 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기에...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술먹고 술기운에 고양이들이랑 유치하게 막 놀다

현타오면 책보다 닫다 보다 닫다를 반복하다 티비를 켰다 껐다를 반복하고

어디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내 상태에 다시 현타오면

아무거나 막 먹고 토하고 술먹고 음악듣다 자고

술떨어지면 술사오고.

어서 월요일이 와서 회사나 가면 이짓도 그만하겠지.. 하며 주말을 보내곤 했다

뭐라도 하나 하자는 다짐으로...

 

 

 

샴푸물부어서 그만쓰고 제발 새거 사자

세제 아끼느라 빨래못하지말고 제발 사자

옥희독희고양이가방(큰거) 사서 단비병원 델고가자

단비 눈꼽 콧물 저렇게 놔둘꺼야 이동가방 낡아서 버린 이후로 병원도 못가고 있다
드라마 하나라도 다시보기 해보자

모범형사 재밌던데 다시 볼까

토는 주말에 한번만 하자

목이 너무 아프다 이제
약은 하루 한번만 먹자

아무리 먹으면 뭘해 술하고 먹는데

그나마 그것도 안먹으면 망가지거나 아니 부작용이 너무 심하니까
무엇에도 집중하기 어려워서 또 나쁜생각들면 에스프레소 마시러 가보자

동네 에스프레소bar가 하나 생겼다 주말에 가끔 재즈공연도 한다

혼자면 어때 한번 책들고 가보자

망가지면서부터 그 좋아하던 빵을 전혀 못먹게 되었다

입가까이 들이대도 역겹다 뭔가 부드럽고 달큰하고 그런것들을 전혀 못먹게 되었다

편의점에서 자극적인것만 먹어야 토를 할수있으니까..

낮에는 되도록 와인 마시지 말고

동네 베이커리도 한번 가보자

예쁘게 해놨던데 .. 

돈아낀다고 구경만하고 오지말고

앉아서 빵도 먹으면서 사람들 구경도 하자

다들 두명 이상이고 나만 혼자라도

그들이 나를 공격하는건 아니야

그들은 서로에게 집중할뿐 나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아

너 혼자 공격받는다고 생각하지마

외로워도하지마

너도 너의 세상을 누리면 돼

너무 외롭게 살려고 하지마

혼자 있는건 나쁜게 아니야

혼자 있는건 실패한게 아니야

가난한 건 실패한건지도 몰라

근데 마음이 가난한건 너무 불쌍하고 비극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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