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커튼콜, 매만짐, 늙음

misfortune4 2022. 12. 16. 13:41

백지영이 부른 커튼콜 ost를 거의 매일 듣는다

백지영 예전목소리보다 지금 목소리가 더 듣기 편안하다

감싸주는 느낌. 드라마와 너무 잘 어울린다

커튼콜 드라마  따뜻하고 좋다 하지원과 강하늘도 너무 좋다

표정이 따뜻하고 강직하며 왠지 한발짝 멀리 있는 듯한 하지원 

모든 근육을 다 써서 웃는 웃상에 스스로를 던지듯 연기하는 진심의 강하늘

둘다 맑고 건강하게 느껴져서 참 좋다

고두심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그녀가 손자를 만나 얼굴을 매만지며 울먹일때

나도 모르게 오빠 생각이 나 따라 울었다

내가 만지고 싶은 사람을 떠오르게 하는 매만짐

 

 

내가 지하철에서 몸이 닿을까 기피하지만

노인들이 하는 일을 가장 먼저 본다

출근길 새벽마다 보는 각종 건물의 관리인들

쓰레기 정리를 하고 길거리에서 박스를 줍고 건물 앞을 쓸고 담배꽁초를 줍는다

학교를 와도 보는 관리인들

학교를 쓸고 닦고 화장실청소를 하고 눈을 치우고 낙엽을 쓸고 아이들의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한다

노인의 손이 거치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

 

나는 노인이 될 수 있을까

 

단비와 아이들이 노령묘가 되면 나는 케어할 수 있을까

 

부모 두명이 죽기 전 쭈글쭈글한 모습을 나는 볼 수 있을까

나는 그들의 죽음을 볼 수 있을까

언니는 언제 죽을까

나보다 오래 살까

나는 언니를 노인되서까지 돌봐야 할까

 

성숙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인데

늙는다는 것은 지금도 변두리인생인데 더 막다른 변두리로 내몰려지는 느낌이 든다

쭈글해진 피부가죽과 흔들리는 이빨과 아픈 다리와 성치않은 허리와 흐려진 기억력과 한없이 처진 체력을 가지고

남은 인생의 끝을 붙잡고 살아내야한다는 건 어떤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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