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축하

misfortune4 2022. 12. 30. 04:19

이중적인 마음

대체 누구의 축하를 원했던 것인지

어떤 종류의 축하를 받고 싶었던 건지

나에게 있는 몇 안되는 소중한 인연들

그들의 축하와 선물들

너무 감사한 일인데

마음이 하나도 괜찮아지질 않았다

 

타인부정 자기부정

불안정애착

겨우 그런거 때문에 나는 이런 마음인걸까

내 불편한 마음의 정체는 무얼까

 

구자가 고양이 생각해서라도 살라고 했는데

그 말에 1단계가 열렸던 것 같다

본능적으로

그것이 있다

내가 만들었지만

또 내가 살아갈 이유이기도 한

 

특별함

오직

나만을 위한 것

 

사람들은 그것을 갈구한다

아니 그것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냥 70년대

중매로

서로의 필요에 의해

조건에 맞추어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고

그게 나일 뿐인데

 

그게 뭐 그리 축하받을 일이라고.

 

주구장창 존재를 거부당한 일 뿐인데

 

이제야 조금 숨통을 트일수있게된것 뿐인데

 

괜찮아

 

이리와

 

내가 안아줄께.

 

두려워하지마

 

너무 가까워진것같아 두렵니?

 

내가 너에게 피해를 끼칠지도 몰라

 

그래서 두려운걸지도

 

가까워지면 우린 상처를 주니까

 

가까워지고 싶지만 가까워지고싶지 않은

 

축하받고 싶지만 축하받고싶지 않은

 

받아도 채워지지 않는 병든 마음

 

받아도 그대로 받고

그대로 채우고

믿고 기다리는 마음을

갖고 싶다

 

우리 아이들이 나의 모나고 병든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지만

 

얘들도 내가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것만 같다.

 

꼭 안아서 뭉게고 뽀뽀한다고 해서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랑은 아낌없이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굳게 믿은 날들

 

그건 인간이 만들어낸 이기적인 마음은 아니었을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천금을 얻는 것보다 어렵다

 

나에게 진실되고 싶고

타인에게도 진실되고 싶었다

 

진실이 꼭 사랑스럽지는 않지만

 

사랑을 하기 위해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두렵고 비겁하고 비관적이다

하지만 공허하다

 

그리고 어쩌면 그 방법을 안다

못할 뿐이다

안할 뿐이다

 

동기가 내겐 없다

 

채워지고 싶다

자꾸 스스로 채우라고만 할 뿐

채워지는 법을 잃어버렸다

 

스스로 하는 길밖에 없는데

더 이상 스스로 할 힘을 찾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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