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캠핑 1주일 후...

misfortune4 2014. 4. 21. 09:39



캠핑의 기억.

그와 생애 처음 해본 일들이 너무 많아, 벅차지만

나는 왜 만족하지 못했던 것일까.

사랑은 왜 이 불처럼 변화무쌍하고 안정되지 못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불이 꺼지는게 아쉬워하는 날 위해 솔방울을 주워다준 오빠.

낮고 작은 비박용 텐트지만 따뜻하게 날 재워준 오빠.

고양이가 음식물쓰레기를 뒤지는것 같다고 하자 자다 깨 멀리 쓰레기를 던져준 오빠.

잔디밭을 배회하는 나에게 차돌이를 부르듯 '공실이-!'하고 외치며 이리로 오라고 부르던 오빠의 얼굴.

속이 안좋아 일찍 일어나 치카치카 하고 씻고싶다는 날 위해 새벽부터 함께 일어나준 오빠.

시니 발바닥이 아플까봐 모래사장까지 업어다준 오빠.

오빠에게 업힌채 방파제까지 다녀오면서, 엄마를 기다리는 가족처럼 느껴졌었다...


오빠가 내 가족처럼 느껴졌었다.


나는 왜 그랬던 것일까. 

왜 짜증이 나고 이런 따뜻함에도 온전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 


나의 애착은 너무 강해서 불안하다. 


좋은 여행을 선사해준 오빠. 오빠가 나로 인해 좋다고 하는데, 그말은 진심같았고, 내가 웃고 있는 웃음은 거짓처럼 느껴져

그게 견디기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오빠의 소소한 행복과 만족에... 시기를 느꼈던 것일까. 


나는 주머니에서 솔방울을 꺼내며 웃던 오빠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오빠가 나를 위해 그렇게 해주는 것을 가장 기뻐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오빠에게 대체 무엇을, 어떤 이상을 더 바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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