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고양이똥과 내 인생

misfortune4 2020. 7. 25. 21:14

 

 

고양이들이 다 너무 귀엽지만 특히 단비와 니니는 정말 귀엽다.

단비는 그 자체로 완벽하게 귀엽고 니니는 그냥 귀엽기만 하다.

아이들 똥냄새는 모두 다르다.

단비는 사람똥냄새

먼로는 거의 냄새가 안나고

니니는 밥솥에서 막 밥을 한 냄새가 나고

막내 단밤이는 고약한 정로환 냄새가 난다.

 

크기도 단비는 10센티

먼로는 토끼똥

니니는 된똥

단밤이는 딱딱한 똥을 싼다.

 

니니가 살이 많이 쪘다. 

단밤이가 칼리시판정받고 잘 못먹었는데

요샌 잘먹는다

먼로가 많이 말랐다.

단비는 그대로다. 근데 몸이 자꾸 자란다.

2살인데 계속 몸이 길어진다.

남자사람으로 따지면 180-190은 되는거같다.

 

오늘 고양이들을 안고 키움히어로즈를 응원하는데 또 졌다.

4연패이다.

많이 속상해서

편의점가서 맥주를 잔뜩사왔다.

요샌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많이 쪘다.

 

그래도 상관없다. 말랐을때도 지금도 나는 이성적인 관심이 없다. 

나에게 누구도 없듯이 나역시 그렇다.

 

내일부턴 10프로관중이 들어올수있다고 한다.

꼭 이겨서

아파트노래를 부를수있었으면 좋겠다.

고양이들은 내가 노래 부르는걸 별로 안좋아하겠지만 말이다.

 

좁은 서울집으로 다시 이사를 온지도 1달이 되어간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나도 고양이들도 집이 반으로 줄어 너무 힘들었지만

어느정도 적응이 되어간다.

여기는 양천향교역이라는 곳이구 가양동이라는 데인데

동네는 깨끗하다.

다만 건설현장이 많아서 아저씨들이 많다.

불쌍한 사람들이지만

역시 좋은 느낌을 가질 수는 없다.

돈이 없는 사람은 위협적이고

돈이 많은 사람은 친근한가?

 

왜 돈이 사람의 인성을 만들어버릴까

 

나역시 돈이 급해지면 성격이 나빠진다.

 

고양이들한테도 친절하게 잘 대해지질 않는다.

 

어떻게 사람들은 저렇게 돈이 많을까?

차도 있고 집도 있고 짝지도 있고 프라다 가방도 메고, 호텔도 가고 휴양지도 가고 예쁜옷도 사입고 

 

나는 아무것도 없이 빚만 잔뜩인데

고양이들은 오늘도 내가 캔을 당연히 따줄것이라고 믿는다.

 

훔치지 않는 이상 이제 건사료밖에 줄게 없는데, 먼로는 건사료를 아예 먹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나는 편의점에 가서 뭔가를 잔뜩 사서 우걱우걱 먹는다

 

나는 주말에 할일이 없고 만날 사람도 없고 톡을 할 사람조차 없고 티비도 없다. 

그래서 망가져가고 있는거같다.

 

내일은 사무실이라도 나가서 일을 해야겠다. 

안그래도 일이 많이 밀리긴 했다. 이젠 야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이다. 아직 파견직이나마 일을 하고 있어서.

불안하게 하루하루 늙어가고

이제 건물청소같은 파견직으로 업종을 전환할 나이도 멀지 않아 보인다.

 

고양이들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야하니까

건물 노동자들을 유심히 본다.

 

아줌마들이 청소하는걸 잘 봐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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