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더이상 살면 안된다
가족이라는 건 나에게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가족 울타리 안에서 태어났기에
그들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어떻게든 얽매여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존재를 부정하는 일은 그들을 미워하는 일보다 더 어렵다
한 사람이나 어떤 존재에 대해 한가지 마음을 갖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다
어려선 한가지 마음이면 됐는데,
왜이렇게 복잡한 모든 것들을 알게 된것일까.
세월이라는 거 경험이라는 거
그리고 무언가 더 안다고 하는 교만 의식 허세
사랑한다고 느낄 때, 그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이기는(못보게하는) 무언가가 강력히 씌이는 것이다.
그것이 걷혀지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어떤 사람을 십년간 좋아했을 때
나는 내 마음의 에너지를 다 소진했다
그 부정적인 면을 이겨내기 위해 사랑스러운 점의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고 늘 내 가치관을 점검했고, 확신했고, 그러기 위해 더욱 그것을 키웠다
이젠 그러지 못한다
고양이들 마저도
밤마다 이상한 목소리로 걸걸하게 울어대고 늘 설사하고 토하면서도 약먹이면 다 토하고 늘 도망다니고 내 손을 찢고 도망가면서 자기 쓰다듬어달라고 오는 먼로도 어떨땐 밉고
안으려면 도망가고 이닦일려고 하면 맨날 하악질 하면서 단비 쓰다듬고 있을때만 와서 내 눈치보며 엉덩이 슬쩍 들이미는 초예민냥 니니도 새침떼기같고
자꾸 동생들밥 뺏어먹어서 살쪄가면서 새 사냥장난감 아니면 쳐다도 안보는 부르주아냥 단비도 속상하고
그냥 얘네들도 사랑스럽지만은 안다.
그냥 쓰다듬을 때 눈꼬리가 쭉쭉 올라가면서 귀가 접혀지는데 다시 뿅 솟아오르면
그게 귀여워 마음의 앙금이 녹아내린다.
뭔가 한가지 면을 붙잡고, 결정해야 한다.
사랑할지 안할지.
인간은 복잡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그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씨와 미정이 (0) | 2022.05.20 |
---|---|
드라마 이야기 (0) | 2022.05.16 |
5/5 (0) | 2022.05.05 |
살아있어야하는 고통 (0) | 2022.04.10 |
술로 인해 엉망이 되고 있는 날 (0) | 2022.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