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사랑하는 법

misfortune4 2022. 5. 6. 09:37

이렇게 더이상 살면 안된다

 

가족이라는 건 나에게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가족 울타리 안에서 태어났기에

 

그들이 내 눈앞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어떻게든 얽매여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존재를 부정하는 일은 그들을 미워하는 일보다 더 어렵다

 

한 사람이나 어떤 존재에 대해 한가지 마음을 갖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다

 

어려선 한가지 마음이면 됐는데,

 

왜이렇게 복잡한 모든 것들을 알게 된것일까.

 

세월이라는 거 경험이라는 거

그리고 무언가 더 안다고 하는 교만 의식 허세

 

사랑한다고 느낄 때, 그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이기는(못보게하는) 무언가가 강력히 씌이는 것이다.

그것이 걷혀지는 과정은 고통스럽다

 

어떤 사람을 십년간 좋아했을 때

나는 내 마음의 에너지를 다 소진했다

그 부정적인 면을 이겨내기 위해 사랑스러운 점의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나는 최선을 다했고 늘 내 가치관을 점검했고, 확신했고, 그러기 위해 더욱 그것을 키웠다

 

이젠 그러지 못한다

고양이들 마저도

밤마다 이상한 목소리로 걸걸하게 울어대고 늘 설사하고 토하면서도 약먹이면 다 토하고 늘 도망다니고 내 손을 찢고 도망가면서 자기 쓰다듬어달라고 오는 먼로도 어떨땐 밉고

안으려면 도망가고 이닦일려고 하면 맨날 하악질 하면서 단비 쓰다듬고 있을때만 와서 내 눈치보며 엉덩이 슬쩍 들이미는 초예민냥 니니도 새침떼기같고

자꾸 동생들밥 뺏어먹어서 살쪄가면서 새 사냥장난감 아니면 쳐다도 안보는 부르주아냥 단비도 속상하고

그냥 얘네들도 사랑스럽지만은 안다.

 

그냥 쓰다듬을 때 눈꼬리가 쭉쭉 올라가면서 귀가 접혀지는데 다시 뿅 솟아오르면

그게 귀여워 마음의 앙금이 녹아내린다.

 

뭔가 한가지 면을 붙잡고, 결정해야 한다.

사랑할지 안할지.

 

인간은 복잡하지만

사랑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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