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제주바람과 꿈

misfortune4 2013. 10. 8. 10:23

3호선 버터플라이의 '제주바람 20110807'을 듣는다. 언젠가부터 출근 길 신촌거리가 3호선 버터플라이 노래들과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성기완씨의 인터뷰처럼 가장 현실적인 소리인데, 가장 꿈같은 곡이다. 파도소리는 물을 길어올리는 소리와 노젓는 소리를 동시에 연상시킨다. 저멀리 바다에서 육지에 닿는 소리인데, 왠지모르게 바다로 계속 저어 들어가는 소리로 연상된다.

이상한 꿈을 꾸었다.. 가끔씩 이런 꿈에 젖는다. 아니 꼼짝없이 얽혀들어 무방비상태가 되는 것이다. 꿈에서 헤어나올 길은 없다... 현실에 나온 나를 더욱 옭아매고 경직시킨다. 그 무릎. 담요. 가슴, 일렁임. 담배연기. 나지막한 소리. 잠옷. 흔들의자. ...

나를 놓아주지 않고 있는 건 모두 과거와 관련이 있다. 아니 내가 과거에 깊이 얽매여 있다는 것을 꿈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감지하지 못한 것들을 꿈에서 겪게 될 때, 그 이미지들이 다시 현실로 나와, 내가 극복해야하는 어떤 세계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아직 내가 극복하지 못한, 보지 못하고 겪고 있는, 아니 보면서 이미 겪고 있는, 그런 이미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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