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일지

수컷3, 암컷1

misfortune4 2022. 6. 5. 09:00

 
수컷 3마리, 암컷 1마리와 산다. 
수컷 고양이들은 본능에 더 충실하다(한것처럼 보인다)
암컷 고양이는 평소에 본능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실제 본능의 크기일수도있지만
표면에 드러내느냐 숨기느냐의 차이일수도 있다. 
 
인스타나 수의사들이나 보면
자신의 성과 반대되는 고양이들을 주로 키운다
유명한 수의사 남성들은 거의 암컷 고양이를 키운다 
 
암컷 고양이는
확실히 수컷고양이와 다르다
본능을 바로 드러내지 않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표출하거나
참다참다 폭발하는 식이지
수컷들처럼 나뒹굴진 않는다
물론 냥바냥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훨씬 더 욕구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수컷들은 바로바로 표출하고
훨씬 더 루틴에 강하고
그날 그날 기분같은 건 거의 신경안쓰고
하던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게 안되면 짜증이 난다 
 
짜여진 것
시간개념
욕구해소 
 
이런것만 잘 지켜주면
어떤 환경도 버텨낸다 
 
그래서 그런가 더 애교도 많고 표현도 많고
귀엽다
바로바로 반응하기 때문에 웃기기도 하다 
 
본능적인 건 귀엽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많은 고양이전문가들이 왜 암컷을 키우는지는
생각해봐야한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이성적인 동물이다 
 
그런 사람의 생활방식에 더 잘맞는건 오히려 암컷의 본능과 맞는다 
 
내가 수많은 꿈에 시달리다
늦게 기상한 일요일 아침
수컷세마리는 평소시간과 달라진 아침사냥놀이와 식사시간에
나를 물고 때리고 냥냥대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암컷 한마리만이 오래도록 창문을 보며 혼자 놀고 있다
늘 있는 주말풍경이 이러하다 
 
밤에 가끔 힘들고 우울한 날이면 사냥놀이를 못하고
음악을 틀고 울기도 하는데
그럴때면 수컷 세마리는 이상한 눈빛으로 날 감시하다가
저 멀리 가버린다
왜 하던거 안하고 쟤 왜저래
이런 느낌 
 
하지만 암컷 한마리는 조용히 내 곁에와 식빵을 구우며
눈을 지그시 감아준다 
 
예를 들면 이런 극명한 방식이다 
 
하지만 또 밥을 먹고 사냥을 하고 잠을 자는 지극히 일반적인 패턴이
마구마구 돌아가야하는 바쁜 일주일 생활이 지속되면
암컷 고양이는 관심밖에 되고
그러면 밥을 까탈스럽게 군다거나
똥을 묻힌다거나
요란하게 울어댄다거나 
잠만 잔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불만을 표출한다 
 
암컷 고양이는 특별하고 싶어하고
또 매일 달라지는 생활패턴을 부담스러워하지 않지만 
 
수컷고양이는 늘 하던대로 되지 않는것에 불안함을 느끼고
에너지를 풀수없거나
본능을 실현할 수 없을 때 
큰 좌절감을 느끼고 소심해진다 
 
훨씬 더 유연하고
은근슬쩍 관심을 유도하고
대놓고 좋아하면 도망가고
생존에 있어 더 대처능력이 빠르고
몰아놓았다 한번에 폭발하는 방식으로 본능을 해결하고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참는 것에 유능한
암컷이 있다면 
 
덜 유연하고
대놓고 관심표현해주는거 좋아하고
도망가는것보다 먹는걸 더 좋아하고
맛없어도 굶진 않고
매일 매일 본능을 해결해야 하고
상대가 싫어해도 하고 싶으면 해야하고
하고나서 버럭하면
도망가서 귀내리고 모르겠다냥
하고마는
수컷이 있다 
 
암컷이 더 오래산다고 한다. 
 
생에 대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더 이해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예측되지 않은 것에 대해 말이다.
둔해서 모르는 것이 절대 아닌데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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