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비오는소리

misfortune4 2022. 6. 18. 14:11

강하늘이 나오는 드라마 인사이더를 보다가

 

아 교도소에도 비가 오는구나

아니 교도소에만 비가 오나

좋다

저렇게 비오는 소리를 얼마만에 들어보는건지

 

고수들은 여유가 있게 비정하고

하수들은 여유가 없게 비정하구나

 

강하늘은 참 연기를 잘하는구나

마스크가 참 좋구나

자신을 잘 가다듬는구나

자신을 잘 가다듬는 사람들은 뭔가를 위해 준비된 사람들이다

우리 고양이들이 늘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한마리의 적이 없어도

자기 침으로 온통 온몸을 구부려대며 요가쇼를 하며 그루밍을 하듯이

 

언제나 준비된 존재들은 빛이 난다

 

나는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평생 준비만 하다가

늙어 죽어가는 중이다

묘르신의 기분이랄까

평생 그루밍해야하는, 예민한 고양이로 태어났으나 

아무도 날 봐주지 않고 

아무도 더는 날 사랑해주지 않으니

지쳐버린

 

푸석푸석한 무심한 고양이가 된 느낌

 

집밖을 뛰쳐나가

마음껏 비를 맞다가

번개를 맞아 

죽었으면 좋겠다

 

그 전에 잠간이라도

 

오빠 얼굴을 봤으면 좋겠다

미용실 앞에서 수건을 싣고 있는 모습이라도 좋다.

 

그 사람이 웃고 있으면

참 기분이 좋을 것 같다

 

키는 그대로 크겠지? 머리는 좀 더 빠졌겠지?

당구장은 그만두셨나?

뭘하며 지내실까

 

 

 

교도소 식기는 핑크색이고 수저는 연두색이다

교도소에서 고양이를 키우면

범죄율이 낮아질텐데

 

 

나는 언제나 교도소에 가는 상상을 한다

나와 아주 가깝다고도 생각한다

나는 늘 범죄와 가깝다고 생각한다

 

잠자는 곳 앞에 변기가 있고

더러운 생활습관을 가진 여자도 있을것이라는게 신경쓰이긴 하지만

 

괜찮을거같기도 하다.

 

 

비오는날 창살로 보는 비는 어떨까

교도소에서 직업훈련을 받으면 어떤 기분이들까

나는 나갈 수 있는 범죄를 저질렀을까

아니면 평생 썩을 범죄를 저질렀을까

 

나는 좀도둑으로 감방에갈까

부모를 죽여서 감방에 갈까

 

 

어제꿈에 아빠에게 고양이들과 살수있는 투룸 빌라 전세값 2억을 빌려달라고 햇다가

차갑게 돌아서는 아빠의 뒷통수를 보았다

나는 아빠에게 나를 낳아서 대체 뭘 해줫냐고 항변을 했으나

그는 고등학교때까지 먹고살게 해줫으면 된거아니냐고 했다

나는 대학등록금도,용돈도 내가 벌었다

아빠의 회사에선 대학등록금도 나오고 복지도 좋았으나

그돈은 언니 유학비로 다 썼다결국 병신될 년을 위해

나는 그 뒷통수에 대고 상상으로 칼을 꽂았다

 

나는 정말 감방이 친숙하다

 

나는 이미 그곳에 와있는 기분이다

 

감방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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