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살의

misfortune4 2022. 8. 25. 08:33

사람을 한번만 죽여보고 싶다.

나에게 쭉 찢어진 눈을 흘기며 친구에 내 욕을 해댄 미친년을 에스컬레이터에서 만나고 싶다. 밑으로 밀어버리게.

나를 쳐다보는 더러운 늙은 남자들의 목덜미를 도끼로 찍고, 눈깔을 포크로 찍어버리고 싶다.

나를 치고다니며 반말하는 늙은 여자들의 상판때기를 돌로 찍어버리고 싶다.

끊임없이 떠들고 얘기하는 이어폰으로 친구로 남자로 요상한 말투를 써대며

1초도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년들의 입을 칼로 찢어버리고 싶다.

 

엄마와 아빠와 언니가 몰살해서

그들이 살던 10억짜리 아파트를 팔아서

예쁜 투룸짜리 빌라를 사서

고양이들과 뛰어놀고 싶다.

창문에는 숲과 나무가 보였으면 좋겠다.

새도 날라다녀서 고양이들이 심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냉장고에는 샴페인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사람을 만나도 되지 않는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 삶을 한번만 살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죽는 편이 빠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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