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선생님께

misfortune4 2023. 1. 18. 19:14

안녕하세요 
선생님께 두어번 상담을 받았던 ***이라고 합니다.
상담시간이 빌때마다 전화가 왔었는데 상담을 가지 못하였습니다.
약물처방을 받고 있는 병원에서는 프리스틱 100mg와 비상시 약 프리스틱 50mg를 먹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을 가지 못하는 이유는 술때문이기도 하고, 노력하지 못하는 상황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급여가 최저시급이지만, 모든 돈을 고양이 돌보는 일과 술먹는 일에 다 쓰고 있어서 제 병원비가 너무 아깝습니다.

하지만 프리스틱을 끊으면 금단증상(전기에 감전된것처럼 찌릿거리고 바닥이 흔들리고 토할것같아 일상생활을 못함) 이 많이 심해서 약을 타기 위해 어쩔수없이 가고 있지만 선생님의 병원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저렴하게 해주시는 상담비용임에도 불구하고 아깝게 느끼고 있습니다.

저 자신을 위해 만원도 투자하지 못하고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에만 중독된 것에만 투자하는 제 자신이 한심하고 치료의지가 없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선생님 제가 30대부터 우울증을 혹은 조증을 겪었지만, 자살시도는 전재산(이래야 3천만원) 사기를 당했을 때 머플러로 목을 매다 만 딱 한번이 전부였는데요, 
어제 술을 먹고 처음으로 자해를 하였습니다.
평소에 고양이 이빨을 닦일 때나 병원을 가야할 때 도망가서 저를 할퀸적도 많고 식이장애로 목구멍을 손을 넣다가 손에 피가나곤 했지만 칼로 제 손목을 그어본적은 (살짝이나마) 처음이었는데 그나마 해소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자해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이해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도 또 그어보다가 너무 무서워서 그만두고 술을 먹고 자다가 인생 처음으로 직장에 반차나 휴가도 못낸 채 지각을 하였습니다. 너무 죽고 싶었는데, 죽을 용기가 없고 아무 말도 없고 이해도 없이 동그래져서 저를 쳐다보는 고양이 4마리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파견직원인데요, 파견된 직장에서 과도한 업무를 맡고 있는데 수당도 식비도 없고 휴가도 없이 2015년부터 일해왔습니다. 최저시급으로 팀장을 맡고 있어서 직원들을 교육하고 전체 서지데이터를 교열하고 책을 정리하고 인계하는 일을 도맡고 있는데 예산이 마감하는 시즌이라 업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방학이라 교직원들은 모두 단축근무를 하고 아래직원들도 수당이 없기 때문에 야근을 안시키기에 저 혼자 늦은 밤까지 일하고 주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물량을 감당할 수 없고 하루라도 지체되면 회사에서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015년부터 8년째 쭉 이랬는데 올해는 유독 힘에 부치는 느낌이 듭니다.

더 버틸 힘이 이제 남아있지 않다는 강한 마음이 드는데 하소연 할 곳이 없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파견 팀장님이 있는데 힘들다고 했다가 찍혔습니다.
저에 대해 모두 대단하다고는 하지만그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오히려 일을 다 저에게로 몰아주고 있지만 저는 거부를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회사에서 목을 매 죽을까 수십번을 생각했지만 고양이들 생각에 그만둔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저도 모르게 피가 뚝뚝 난건 아니지만 수십번을 살짝살짝 그어보면서 왠지 모를 용기가 났습니다.
저는 하루벌어 하루사는 사람이고 직장을 그만두면 월세를 낼 형편도 못되서 일을 계속 해야하는데요
혹시 제가 지금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일까요
술을 끊어야하는 것 같은데 혼자있을 땐 무엇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들은 모두 결혼을 하였고 대만에 남편과 사는 친구 한 명하고 가장 친했는데 그 친구와는 지금은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다음으로 친했던 친구는 12살 어린 남자 게이 친구인데 속얘기까지 할 정도로 친했는데 돈문제로 멀어졌습니다.그 친구가 20대 때 제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어 많이 도와주었는데 2015년 이전에 6개월정도 백수인 때가 있었는데 그 때 돈을 빌리려다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옆에 있는 제가 데리고 있는 직원선생님이 있는데 이해심이 넓고 좋은 분입니다. 하지만 시어른들, 친정식구들, 아들, 남편 문제들로 늘 바쁘시고 몸이 아프셔서제 사정을 늘어놓기가 겁이 납니다. 내성적인 분이시라 제가 그분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친해진거라서 그 관계를 깨기도 두렵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두어번 본 게 전부인 선생님밖에 없어서 병원에 찾아가지도 못하는 주제에 염치불구하고 메일을 드렸습니다.
제가 병원치료를 어떻게 받아야하는 걸까요

저는 일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태일까요
제가 지하철 타는게 힘들어서 술을 먹지만 이젠 직장에 나오는것도 너무 힘들어서 직장만 생각하면 숨이 막힙니다.

돈도 못벌면서 충성하고, 저 자신을 다 갈아넣어야 안심이 되는 제 자신도 숨이 막힙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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