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자해

misfortune4 2023. 1. 29. 17:49

손목을 더 그었다. 

상처가 옅어지자 다시 새롭게 상처를 내고 싶었다.

다음날은 정말 쓰리고 아픈데

2틀정도 지나면 상처도 적당히 있고 덜 아파서 견딜만하다.

 

견딜만한 느낌이 언제나 중요했다.

 

전혀 아프지 않은 느낌은

전혀 고통이 없는 느낌은

나를 편안하게 하지 않고 불안하고 게으르게 만들었다

 

자학, 자해 증세에 대해

상담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스스로를 돌보아야한다고 했다. 

 

검색하니까 주로 청소년기에 많이 하더라고요 40대에 하고있내요 하니까 좀 웃으셨다.

 

자신의 내면이 아프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질병은 표가 나는데 마음의 병은 표식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좀봐달라고 하는 어린 행동의 하나인것 같다.

 

내가 얘기할곳도 없고

너무 외롭고

집도 쉬는공간이 아니라 고양이들을 위한 숙제를 하는 공간이 되어버려서

집에 와도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리고 고양이들은 내가 손을 그어도 그냥 칼의 움직임을 구경만 한다고 했다

이것이 놀이인줄 아는 모양이다라고 했다.

 

자해를 하고 학교 교직원 남자 선생님께 갑자기 전화를 해서 술을 마셔줄수있냐고 했다가

거절당했다

 

혼자 술을 마시다가 다시 문자해서 내가 이 학교 다니면서 왜이렇게 힘들었는지를 

편지처럼 길게 써버렸고

그 사람은 나에게 자신이 신뢰하는 누군가를 비난했다며

밀어냈다.

 

나는 울면서 사과를 했다

술로 인해 또 병신짓을 했다

 

술을 먹고만 출근해서 만원 지하철을 1시간 반동안 견디고

그러고도 술이깨지 않아 아침부터 편의점에서 뭔가를 훔쳐보기도 하고

그래서 걸려서 절도죄가 2건이나 늘었다

술을 먹어야만 애들 화장실을 치우고 애들 사냥놀이를 하고 집을 청소하고 털과 모래를 치우고

이빨을 닦이고 애들 털을 빗길 힘이 생긴다

 

가짜 에너지의 문제

아니 에너지가 생성될 수 없는 삶의 시스템의 문제

 

나는 죽음에 구체적으로 가까이 간 느낌이다.

 

고양이들이 문제일까

아니다

내가 문제이다.

고양이들은 어디가서도 잘 지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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