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단비가 사람이었으면

misfortune4 2023. 2. 27. 16:37

단비는 나의 기분을 늘 살핀다_티내지 않는다

니니는 나의 눈치만 보느라 정신이 없다_니니는 내가 없거나 잠들어야만 자유를 느낀다

단밤이는 나의 기분과 상관없이 자신의 요구를 한다_주로 애교(이쁘다이쁘다하는거)와 먹는거

먼로는 단밤이처럼 요구를 자주하진 않지만  정말 뜬금없는 시점에 혼자 깨어 워우워우 울면서 등을 만져달라고 똥고를 들이민다_먼로는 하반신이 아프니까 이해한다

 

단비는 고개를 보였다 안보였다하면서 

가만히 걷다가 뒤를 휙 돌아보면서

스크래쳐에 긁긁하다가 갑자기 목을 늘어뜨려 뒤로 넘기면서

나를 관찰하는데

그게 꼭 사람같다

내 표정이 어떤가 내 기분이 어떤가 내가 피곤한가 아닌가를 늘 보려한다

그런 단비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어제는 단비를 안고

단비야 너는 꼭 사람같구나

너는 나와 소통하려하는구나

너는 나에게 조심스럽게 대하는구나

근데 나는 맨날 너 귀엽다면서 꼭 안고 배방구해서 너가 싫겠구나

알면서 그러는구나

너무 귀여워서 조물딱조물딱 말랑거려서 털이 너무 부드럽고 고운 냄새가 나서..

성묘가 다 되어도 3초를 못참더니

이젠 제법 1분정도를 견뎌주기도 한다

너무 기특하다 얼마나 싫을까나는 안으면서도 뽀뽀하면서도

너 귀여운거 어따쓰게 이렇게 귀엽고 몰랑거리고 부드럽고 포근한데 이 원룸에 짱박혀서 4년째 살면서

아무도 몰라주는거보다 나라도 이렇게 알아주고 만져주는게 낫지 않을까 나한테 귀여움 써. 하면서 온갖 변명을 늘어놓는다

단비는 삼각형 눈이 되어 빠져나갈 구멍만 노리고 있다

 

단비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단비같이 사랑스러운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관계는 

내가 사랑스럽지 않으면 사랑스러운 존재가 옆에 올수도 없는데

 

동물은

별 그지같은 새끼들도(나포함) 다 귀여운 것들을 옆에 끼고 산다.

 

동물이 불쌍하다

사람의 악하고 추함을 다 받아내는

동물이 대단하다

 

 

동물은 대단하다

 

특히 고양이와 강아지는 위대한 존재이다

 

 거지같은 주인도 주인이랍시고 믿고 따르는걸 보면.... 그들은 천사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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