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아기집을 파괴하고 싶다

misfortune4 2014. 2. 28. 20:54



"아기집으로 인해 가까운 이들 뿐 아니라 익명의 이들에게 죄를 짓고 있다"


두번의 낙태가 평생 짊어져야할 짐이 되리라곤, 그 당시 전혀 알지도 못했고

누구도 그러한 경험이 평생의 배란기를 괴롭힐거라는 인지를 전하지 않았다.

첫번째 남자는 산부인과 간호사의 전화기로 주민등록 번호를 불러준 것을 마지막으로 수술비 뒤로 숨었고, 두번째 남자는 혼자 삼겹살을 구워먹고는 다시는 내 앞에서 성기가 서지 않아 다른 여자를 찾았다(고 한다).


배란기마다 수술전의 매쓰, 그 두려움과 무서움과 끔찍함과 서러움과, 아랫도리의 오한과, 온몸이 벌벌 떨리던 기억을 몸이 해내는 듯 하다.

내 뇌도 더는 지겨워서 하지 못하는 그것을 몸은 여전히 "무식하게" 기억하는 듯 하다.

이 무식한 몸의 입력장치를 리셋하고 싶어, 자궁을 드러낼까 별의 별 생각을 다 해보지만

몸은 여전히 벌벌 떨리고, 성기가 달린 것을 어쩔 줄 몰라하는 늙고 냄새나고 "서지도 않는" 꼰대시늉 남자들을 향해 

애꿎은 분노가 발산된다.

"날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그런 썩은 눈으로 서지도 않은 성기를 해결하려고 하지마"

"나를 그런 식으로 바라보는 당신들의 눈에 못을 박아, 그 모습 그대로 박제하고 싶어. 처참한 죄를 저지를 그 눈을 멀게 하고 싶어"


지겹다고 뇌는 자꾸, 나를 새롭게 만들려고 하는데,

신경들이 몸을 흘러다니며 기억을 조종한다. 

전두엽에 자기장을 쏘던 떄가 나았던 듯도 하다.


내 몸을 찢어죽이거나. 너희들을 죽임으로서만 이 고통이 해소될 것 같아. 계속 울어버렸다. 평생을 이 고통속에 살아야한다. 벌써 3년째 매달 내게 같은 끔찍한 연극이 시연되고 있다. 입력장치 된 몸. 영원한 고문. 자궁을 파괴해만 이 고통이 끝이날까. 가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웠던 아기 수빈이를 생각하면, 이 기분이 가라않는다. 그 아기는 내가 낳지 않았으나, 내가 갖고 싶은 아기였다. 내가 사랑한 최초이자 마지막 아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