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misfortune4 2013. 1. 28. 10:50



하고싶은 게 생겨나는 요즘인데, 집에만 오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내 자신이 못미덥다.


영화도 보려 했었고, 삼청동에도 혼자 가려고 했었고, 스페인어, 영어회화도 동영상강의를 들으려고 했었고,


빌려놓은 책 세권도 주말에 전부 읽으려고 했었고,


남은 아이즈와이드셧도 보려 했었고,


앞으로의 시간도 계획하려 했었는데


책한권 읽은 게 전부네.


9000원짜리 스페인와인을 사다가 브라질음악 다운받은것을 종일 들으며 하루를 그렇게 취해 


책한권도 겨우 읽었는데


집에 혼자있는 시간이 점점 두려워지네.


부모님집에 가면 온통 정신없는 엄마, 언니, 아빠, 무분별한 음식들 탓에 혼만 뺴고 오는 기분이야.


아빠는 음식을 나누는걸 즐기지 않아. 혼자 상다리 부러지게 먹는것과 간식을 달고 누워있는 것만 좋아하시지.


음식이 떨어지지 않게 늘 신경이 곧두 선  엄마의 잔소리와 언니가 이상한 행동을 할 떄마다 아빠의 짜증이 늘어가고


엄마는 언니를 품어주고 교회에 데리고가지도 않는 아빠를 늘 못미더워 하시지.


난 정신없는 집에 가 청소와 요리를 돕고, 주로 엄마가 아빠 뒷바라지 하느라 한무더기 쌓은 쓰레기들을 정리해.


그리고 엄마는 아빠가 가면 남은 음식, 간식을 모두 내가 먹어주길 원해.


이상하지? 자꾸 먹으래.


그래서 집에만 갔다오면 한바탕 전쟁을 치른 듯 배도 터질듯 하고, 맛도 모른 채 그냥 우겨넣고 온 내 자신이 답답하고. 


뭔가 막힌 기분이 들어. 아무도 소통하지 않은 채 자기 욕망만 채우고들 있어.


나또한 그런 대열에 서있는 것 같아 내 주변 상황, 내 상황 모두 견디기 어려워.


하지만 모두가 이것을 어렴풋이나마 감지하고 있지 않을까?


모두 견디기 힘들다고 아우성치지 못한 채 그저 꾸역꾸역 살아오던 방식대로 사는 건 아닐까.


정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껴. 우리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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