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에서 특집방영된 무연사회의 취재기록이 번역되어 나온 것을 읽으니
'남에게 피해주지 말자' '가족/친구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같은 모토가 경제 위기 및 비정규/파트타임/파견 노동제도와 맞물려 있음이 여실히 국내의 현 미래를 보는 듯했다.
그나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위와 같은 모토가 바이러스처럼 널리 퍼진 편은 아니어서 다행인 것일까?
가족/동료끼리 잔인하게 굴 지언정 피해/짐 이란 단어를 쓰는 것은 양심은 남아있는 사람들에 속할테니.
그럼 이 나라는 안심인가?
아니 우선 나부터는 안심인가?
나는 정확히 이들이 문제제기하고 탐사하는 그 대상물에 가깝다.
누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짐이 되고, 상처를 주고 받고 껴안고 힘들게 가는 일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는 것이 내 가치를 지키는 명예로운 삶이라고 무의식 속에 생각한 듯 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것과는 거리가 먼 결말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고독사한 사람들 중 명예를 지킨 사람은 없다.
우리의 10년 후, 일본. 일본의 10년전, 우리.
10년이라는 세월을 둔 거울같은 존재가 되버린 피식민지국의 역사를 가진 우리는
선현상의 일본을 비추어 보며 현상의 어떤 것을 문제로 느낄 수 있을까.
멸하는 자를 좇는 어리석은 사람처럼..
직장의 계약이 마칠때마다 인연을 끊고 떠도는 생활을 하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의 문제인가, 그 제도에 개념없이 편입한 나의 무의식이 문제인가.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도 쉽게 관계가 맺어지고 끊어지고.
아니 한시계약과 월세계약의 형태때문에 무엇인가 맺어지는 일이 기한을 두고 시작되는 듯 불안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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