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이번사건으로 첨 알았는데 이자혜 만화는 정말 슬프고 귀엽다

misfortune4 2017. 10. 11. 14:03



이자혜를 둘러싼 문화계, 페미, sns들의 반응은 분명히 성급했고 고발자에게 놀아난 꼴이 됐으며 윤리적으로 명백히 잘못됐다. 아래 잘 정리된 위키트리 링크를 보면 10월에 올린 이자혜 해명문은 명백해보인다. 뜨겁게 달려들었다가 차갑게 식기로는 대중만한 것이 없다. 대중은 누굴까. 그것은 익명성이며, 어느 순간의 내 얼굴이기도 하다. 다수에 파묻힌 채 서로가 각각 아무런 책임을 지지않는 속성에다가 내가 좋으면, 혹은 싫으면 그만이라는 이 전염성 강한 태도는어떤 복잡한 사항을 맞이해도 한결같이 편리한 것이기에 그 위세를 더해가고 있는 듯 하다. 정말 도덕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대중에겐 아주 복잡한 욕망이 있고, 주요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은 몰리는 대중들의 다양한 입지와 맞물려 있는 듯 하다. 여튼 이런 특징을 이용하여 또다른 짓을 벌이는 경박하고 못난 세력들 역시 그 세를 더해가고 있다. 인디문화예술계라고 뭐가 다르긴 한가? 규모만 작을 뿐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은 모두 대기업처럼 천편일률적이다. 그만큼 뭘 고려하고 토론하고 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 규모도 마음도 작고 좁아터졌으니 얼마면 삭제가능하다. 권력은 이럴때 부리라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 자신의 글이나 작품에서 트라우마나 범죄욕구를 자극받았다고 해서 그 글이 원인이고 그걸 쓴 주체가 진범인가?
읽고 보는 사람의 마음바탕에서 벌어진 일에 작가의 욕망은 어떤 일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걸 받은 마음도 무슨 일을 한것이다. 그것이 과거건 현재건 미래건 간에. 
혐오는 악과는 다른문제다.
악을 버리는 사람은 드물지만(자신의 어딘가에 쟁여놓고, 타인의 그것을 호기심있게 바라보며 겉으론 절래절래 하지만)
혐오는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하지 않는 특정한 더러움, 추함에 대한 자의식과 관련이 있다.
혐오라는 건 그 자체로 개념이 없다. 그건 주체가 있고 그 주체성에 반하는 이질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
그건 그냥 찝찝한거다. 묻지말라는 이 이상한 물체
그러나 찝찝하고 꺼려지는 것에는 무엇보다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것을 확인하려들지 않게 방어기제가 설정된 것이다. 왜냐면 그 사실을 확인한 순간 자신도 황당할 것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그 찝찝함이나 꺼려짐의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꺼려지는 게 있다면 그것에 진실이 있을 것이라고 김규항이 썼었다. 공감가는 말이다. 
혐오는 근대화의 산물이다.
내가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당신은 피해자입니까 가해자입니까'찬 책에도 역시 한 필자를 통해 말해지고 있다.
이자혜가 무섭고 두려운 사람인가?
딱 한번밖에 본적이 없는 이하정과 수없이 주고받은 성적 판타지에 대한 글들을 이자혜가 제출했고, 9월경 무혐의를 받았다. 이하정은 자신이 강간당했다고 주장한 남성과 잠자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심지어 자신의 남자친구한테 미안하다는 말까지 한 대화내용을 증거로 제출했으며, 이하정이 남긴 대화에 의하면 이 모든 걸 이하정의 부모님도 알고 있다. 
왜 이런 짓을 벌인걸까?
이하정은 이자혜의 만화를 이후로 계속 보며 그녀의 트라우마인지 안좋은 기억인지모를 캐릭터를 발견하여 그것이 나의 이야기냐고 계속 물었다고 한다. 이자혜는 아니라고 했다고. 이하정은 섹스자체가 아니라 이자혜의 만화를 보고 조롱을 당했다고 여긴 듯 하다. 내 추측으로는 그것이 이 여자를 건들인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심리일까? 그렇게 자랑하며 성적 판타지를 펼쳐놓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속으로 벌벌 떨었고 두려웠다는 반증일까? 호기심이든 욕망이든 둘 다이든  재워달라고 가서 그 남자와 자고서, 그게 갑자기 두려워졌다는 걸까? 갑자기 도덕적 관념이 생겨 자신이 부끄러워지면서 잘못을 따지기 시작하는 건 무슨 변화일까? 정말 도덕성이란게 자신이 방탕한 모습에선 작동되지 않다가, 시기가 지나 그 시간들이 후회될때 갑자기 함께한 타인에게 덮어씌우도록 발달한 기제일까? 
 
언제나 피해자로 돌변할 수 있다는 이 도덕적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가?
여성에게만 있는 것일까?
여성에게 많은 것일까?
여성적인 나약하고 위험한 본능일까? 
 
이자혜에게는 그것이 없었던 것 같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qRv_KTVg7HHBNeAquaTbpCMWW4vGztsWIhs54GUxHEY/edit
 
위키트리가 정말 깨알같이 잘 정리해놓았다. 
https://namu.wiki/w/%EC%9D%B4%EC%9D%B5%20%EC%84%B1%ED%8F%AD%ED%96%89%20%EB%B0%8F%20%EC%9D%B4%EC%9E%90%ED%98%9C%20%EC%82%AC%EC%A3%BC%20%EB%85%BC%EB%9E%80 
 
이자혜 작품이 올려진 홈페이지
http://crispyring.com/
인상적인 만화 이기주의자5-무지개편
http://crispyring.com/entry/igg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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