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토요일 밤에...

misfortune4 2013. 3. 9. 20:14



아델의 someone like you를 들으면 마음이 어디서부턴가 슬퍼오고 서러워온다.

오늘은 정말 오빠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늘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 힘이 들다.


과일과 와인을 사들고 오는 길

많은 사람들 가족들 일꾼들을 마주치고

나는

문득 공사판 인부들이 막 세워놓은 불안전하고 쓸쓸하고 그 안이 텅빈 유리에 비추인 내 모습을 보았다.

자동차 불빛이 끊임없이 지나가고 하하호호 웃는 친구들, 연인들이 지나가는 느린그림이선처럼 연결되었다.

세상에서 나 홀로 정지해있는 느낌이 들었다.

표정이 보이지 않는 사람. 홀로 있을 때 그 어떤 표정도 없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


오빠가 그리고 내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이 갑자기 저기 어디 까마득한 곳에서부터 올라온다. 

가슴깊이 쓰리고 고통스러웠다. 

오빠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 같이 살자고 하지 않는 것이다. 

나도 오빠를 사랑하기 때문에 혼자사는것이다.


이 고통을 형언할 길이 없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떠밀거나 다른 누군가로 위로를 구하거나 다른 물질로 대치하고싶지 않다.

그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더욱 깊이 그 고통안에 들어와있다.

혼자사는일은흔하다

그러나나는 내가 혼자 오래 지내게 된 고통의 이유를 안다.

온전치못한 사랑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고,또 그렇게 평생 살아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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