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이야기

think about u

misfortune4 2013. 5. 13. 09:55



*

술의 기운 안에 완전히 들어가 있는 어떤 선명해지는 순간에, 와인 두병을 비운 오빠가 말한다.

'이것이 어떤 터닝 포인트가 될 수도 있어'

후폭풍의 현상을 없애는 유일한 길이란 다른 주종을 택하는 일이다. (이 친구랑 싸우면 다른 친구를 만나듯이.)

하지만 속이 들끓는 와중에서도 정말 이것이 모든 것을 비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후폭풍을 맞이하기 두려운 마음도 그것에 섞인 채 무언가를 결심하는 방향으로 뇌를 속인다.

뇌가 반응해줄 것인가? 그와 내기를 한다 매번.



*

어렸을 적 사진속에서 엄마가 그 의사와 닮은 미인이었다는 사실을 본다. 그리고 나서 내 곰돌이의 기원을 본다.

흰 납작한 강아지가 분홍색 숄을 두르고 있다. 저 시커매질대로 시커매진 강아지에 부비고 또 부비면 엄마는 세탁기에 돌려 말려주었다.

내가 거기다가 온갖 콧물 눈물 뗏국물을 묻히면서 늘 이뻐해주고 끼고 다니려고 하는 것을 그저 받아들인채로. 그것이 엄마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도 되는 것처럼. 정말 그랬다. 그 더러운 총체들의 역사를 엄마는 보아왔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

결국 직업이 된 일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로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나는 작은 위안, 나는 작은 자극, 어떤 때의 만남으로 인한 소소한 사건들이다. 나는 사건이다. 나는 어떤 존재가 될 수 없다. 나는 존재가 되려 하기에 직업적인 사람들과 직업적으로 교류하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평생 전문가로 살 일은 없을 것이다. 



*

십년전쯤의 아소토유니온의 음악이 갑자기 듣고 싶었다만 그 후의 윈디시티에 꽂히다. Elephant Rid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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